2020년 1월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가 확인된 지 약 800일이 지나는 동안,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농식품 유통시장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3월29일 국내 유입 800일을 맞아 그동안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비대면 시장 활성화…온라인 농식품 유통 크게 늘어=코로나19로 농식품 비대면(온라인)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이 가장 가시적인 변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식품분야 온라인 침투율(구매 경험자 비율)은 2018년엔 12.3%에 불과했으나 2021년 9월 기준으론 25.1%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2배가 넘는 성장을 보여준 셈이다.
단순 침투율뿐 아니라 주된 구입 경로로 온라인을 지목한 소비자 역시 크게 늘었다. 2021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를 ‘온라인 채널’이라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이 2018년엔 0.3%에 불과했지만 2021년엔 4%까지 10배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집밥 소비가 늘자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 행태는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농경연이 실행한 조사에서도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 수준이 올해와 동일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이 8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김상효 농경연 농식품시스템연구부 연구위원은 “식품 구입 장소나 온라인 식품 소비 행태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크게 변화된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국산에 대한 선호 늘어…건강·식량안보 ‘관심’=코로나19로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국산 농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진행한 소비자패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산 농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이 33.5%에 달했다. 농진청은 이에 대해 “수입 농산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산 농산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산에 대한 선호가 커진 건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단 분석도 나온다. 2020년 농경연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외식 횟수를 줄이고 가정 내 식사 횟수를 늘렸는데, 줄어든 외식은 가정 내 조리(신선식품 활용), 배달음식, 가정 내 가공식품, 테이크아웃 음식 순으로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집에서 먹는 안전한 국산 농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일부 농식품의 경우 악화되던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해엔 중국에서 ‘알몸 절임배추’ 파동이 불거지며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크게 줄고 반대로 한국산 김치 수출량은 늘어나 12년 만에 김치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1년 김치 수입액은 1억4074만달러로 전년보다 7.7%나 줄었다.
코로나19는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도 높였다. 농경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은 28.4%로, 감소했다는 응답 비중(3%)보다 크게 높았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집중…밀키트·HMR도 동반 성장=국산 농식품에 대한 관심은 대형마트로 하여금 ‘신선식품’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온라인 유통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신선식품만큼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해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들이 신선식품 전문 상품기획자(MD)를 채용하거나 매장을 재단장하는 등 신선식품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게 방증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매출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마트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전체 매출에서 농축수산물 부문 비중이 25%까지 확대됐고, 롯데마트는 신선식품 매출이 전체적으로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는 신선식품 이외에도 밀키트(반조리식품)와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김선웅 충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팀의 ‘COVID-19(코로나19) 전후 소비자의 간편식 구입 빈도 결정 요인 비교’ 연구에 따르면 HMR을 주 1회 이상 구매하는 가구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16.7%에서 발생 이후인 2020년엔 22.5%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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