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를 보이던 양배추값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배추는 8kg 상품 한망당 평균 6375원에 거래됐다. 평년 3월 평균가격인 6315원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양배추 가격은 8kg 상품 한망이 7000원을 넘어서는 등 한동안 강세 기조를 보였다. 지난해 12월부터 양배추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었고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양배추농가들이 1월∼2월초 산지폐기라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양배추 주산지인 제주도에서는 양배추 총 재배면적 약 1884㏊(570만평) 가운데 331㏊(100만평) 이상을 산지폐기했다.
게다가 산지폐기 이후 기상 여건이 나빠진 것도 가격 강세를 부추겼다. 가뭄과 저온현상으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작업여건이 악화되면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송영종 대아청과 경매사는 “제주도가 100만평 이상 산지폐기를 한 데다 1∼2월 비도 안 오고 일조량도 부족했다”며 “한동안 양배추 시장 반입량이 평년보다 30%가량 감소하며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가 부진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김명배 대아청과 경영기획팀장은 “양배추 공급량이 평년보다 많이 줄었는데 공급량이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가격은 많이 안 올라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소비가 많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반입량이 다소 늘어나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가락시장 양배추 반입량은 276t으로 전날보다 21t 증가했다.
시장에선 주산지인 제주도에 최근 비가 많이 내리고 일조량이 좋았던 만큼 앞으로 양배추 출하량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현재 재배되고 있는 양배추는 구가 크고 작황이 좋다”며 “곧 전남 무안 양배추도 출하될 예정이기 때문에 4월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