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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기대보단 우려·당부 … 윤석열 바라보는 농업계의 눈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3-20	조회	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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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단 우려·당부 … 윤석열 바라보는 농업계의 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2. 3. 2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하는 농업계의 목소리는 기대보다 우려 또는 엄중한 당부에 가까운 분위기다. 일각에선 윤 당선인의 농정공약 자체에 회의를 표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간 정권을 불문하고 거듭돼온 농정 파행에 넌더리가 난 듯한 모습이 지배적이다.

대통령 당선 발표 직후 주요 농민단체들은 저마다 성명을 내 당부 혹은 경고를 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은 문재인정부의 농업패착을 지적하며 농자재비 인상 대책, 식량자급률 목표 상향, 주요농산물 공공수급제 등 일곱 가지 구체적 농정과제를 제시했다.

전농은 “농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던 정부는 반드시 심판받았다. 한-미 FTA를 추진했던 노무현정부도, 쌀값을 바닥까지 끌어내렸던 박근혜정부도, 농업적폐 청산은커녕 스스로 적폐가 돼버린 문재인정부도 어김없었다”며 “차기 정부도 마찬가지다. 오늘 당선이 스스로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현 정부가 국민 기대에 어긋났기 때문임을 반드시 기억하며 농민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상임대표 이학구, 한종협)는 “한종협 60만 회원은 당선인에 환영의 박수를 보내며, 후보자 시절 강조했던 국민 통합과 더불어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에 한 발 다가설 수 있길 기대한다”며 좀더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농업직불 예산 확대와 CPTPP 가입 철회 등 중요 공약 및 현안에 대한 묵직한 당부를 얹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승호, 축단협)는 김현수 현 농식품부 장관에 대한 증오를 성명에 토해냈다. 최근 농식품부가 낙농제도·가축방역체계 개편 등 축산농가에 불리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축단협은 “인수위원회는 여야 협치를 통해 하루빨리 김현수 장관의 농정독재를 종식시키고, 축산농가의 민의를 반영해 꼬일 대로 꼬인 축산농정의 실타래를 풀어가길 고대한다”고 전했다.

개개인의 농업 관계자들은 좀더 우려를 많이 드러내고 있다. 농정공약 매니페스토 운동의 선구단체인 지역재단의 허헌중 상임이사는 “윤 당선인의 농정공약에 포괄적인 비전·전략이 제시돼 있지 않다. 또한 공약을 이행하고 농정을 전환하려면 기존의 농특위 권한을 강화하거나 농식품부 조직을 개편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인수위에서라도 구체적인 구상을 제시하고 실효성 있는 추진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 학자는 “농정이라는 게 농민들에게 사탕 몇 개 나눠주는 게 전부가 아닌데 걱정스럽다. 농정의 맥락을 대체 어느 방향으로 잡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공약을 평하며 “직불예산 5조원 확보라든지, 여러 후보가 제안했던 내용 중 공통분모라도 확실히 챙겨 나갔으면 한다. 문재인정부 농정 중 괜찮은 것들은 이어나가고 여기에 새로운 대안을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금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은 “공약이 기대에 너무 못 미친다. ‘식량주권’을 강조하고 있긴 한데 의미를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식량안보’ 개념과 혼동하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며 “당장 현안인 CPTPP만 봐도 중지하지 않으면 농민들과 계속해서 싸우게 되는데, (소속정당의 기조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농업분야의 새로운 동력 중 하나인 ‘사회적경제’ 분야는 심각하게 퇴보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는 이미 지난달 연구보고서에서 ‘윤석열 후보 당선 시’ 사회적경제 입지가 약화되리라 전망한 바 있다.

정지영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조사연구부장은 “농촌은 사람이 적고 수익성이 낮아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 지역”이라며 “윤 당선인 소속정당이 과거부터 사회적경제에 우호적 입장은 아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서울시의 흐름으로도 볼 수 있듯, 앞으로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비와 지원금이 굉장히 쉽게 축소·소멸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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