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에 있는 한 배추 저장창고에서 오현석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 영업1팀장(오른쪽)과 출하자가 겨울배추의 저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아청과 저장물량 전수조사 재배면적 줄고 겨울가뭄 영향
저장배추 품위 좋아 감모율↓ 출하물량 평년 대비 비슷할듯
오미크론 확산·불량김치 여파 소비악재로 가격 반등 어려워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3. 16
겨울배추 저장량이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산 겨울배추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배추값 강세로 출하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저장량 감소에도 배추값은 소비부진 등의 영향으로 보합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겨울배추 저장량 평년 대비 26% 감소=서울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는 14일 겨울배추 저장량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아청과에 따르면 14일 기준 겨울배추 저장량은 7만9150t으로 지난해 8만7190t보다는 9.2%, 평년 9만9900t보다는 26.2% 감소했다. 겨울배추는 통상 1∼2월 저장에 들어갔다 3∼4월 출하된다.
전수조사는 겨울배추를 저장한 출하자·출하조직·저장업자 등을 대상으로 올 2월17일∼3월11일 진행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저장된 겨울배추 물량의 95% 이상을 파악했다는 게 대아청과 측 설명이다.
올 겨울배추 저장량이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감소한 데는 겨울배추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산 겨울배추 생산량은 28만1000t으로 2020년산 28만197t과 비슷하고 평년 29만5565t보다는 4.9% 감소했다.
한봉희 농경연 엽근채소관측팀장은 “2021년산 겨울배추 재배면적은 3690㏊로 2020년과 평년 대비 각각 12.5％, 7.5％ 줄어들었다”며 “면적 비중이 큰 조생종과 중생종은 작황이 양호했으나 저장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만생종은 1∼2월 저온과 겨울가뭄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김장철부터 이어진 배추값 강세로 출하가 꾸준히 이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김명배 대아청과 기획팀장은 “통상 11월부터 출하되는 김장용 배추의 경우 일부는 김장철에 소비되고 일부는 저장에 들어가는데 올해는 저장에 들어간 물량이 극히 적은 상황”이라며 “고시세가 유지되다보니 대부분 출하자들이 도매시장 등에 출하해 전체적으로 저장량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소비부진 영향으로 보합세 전망=겨울배추 가격은 현재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14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 상품 한망당 평균 9671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3월 평균 경락값 9350원보다는 3.4%, 평년 3월 평균 경락값 8047원보다는 20.1% 높은 값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김장철부터 현재까지 병해 확산, 겨울가뭄 등이 이어진 영향으로 출하량이 감소해 배추값이 강세를 띠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겨울배추 저장량 감소에도 배추값은 보합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저장량은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감소했지만, 올해 저장에 들어간 겨울배추 품위가 전체적으로 좋아 감모율이 낮을 것으로 파악돼서다. 감모율이 낮을 경우 실제 시장에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은 지난해와 평년 대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부진과 최근 발생한 한 김치제조업체의 ‘불량김치’ 파문도 악재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식당과 단체급식용 김치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거기다 불량김치 여파로 김치공장 등 대량 수요처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저장량 감소에 따른 가격 반등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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