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연평균 대비 49%
경유 52%·등유 39% 올라
2012년 이후 최고가격 기록
영농철 앞두고 농가 부담 가중
면세유 배정량 한시 상향 등
정부 고유가 대책 마련 시급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2022. 3. 15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농어업용 면세유의 판매 가격도 최근 천정부지로 올라 영농철을 맞이한 농가들의 경영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세유 배정량을 한시적이라도 상향 조정하는 농업부문 고유가 대책이 절실하다는 농업현장의 요구가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3월 14일 기준 면세유 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1197.76원, 경유 1263.83원, 등유 1112.11원으로 사상 초유의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유가가 급등했던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최고가격을 기록한 것이다.
오피넷의 주간 평균 면세유 가격을 보면 2021년 9월까지만 해도 유종에 따라 리터당 800원대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말을 기해 휘발유와 경유의 면세유 가격이 리터당 900원선으로 오르더니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가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업용 면세유 판매가격도 지난 2월 중순 리터당 1000원을 돌파한 가운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라 3월 14일 현재 휘발유 1197.76원, 경유 1263.83원, 등유 1112.11원까지 치솟았다. 휘발유의 경우 지난해 연평균 802.03원 대비 49.3%, 경유는 829.11원 대비 52.4%, 등유는 798.67원 대비 39.2% 등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면세유의 고공행진이 장기화될 경우 농산물 생산비에 반영되면서 농가 경영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2016년 기준 농림어업부문 에너지원별 소비 비중은 석유가 59.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농업용 면세유 공급실적도 경유 85만2466㎘, 등유 43만9787㎘, 휘발유 8만7015㎘, 중유 2만8902㎘, LPG 1만4053톤, 윤활유 218㎘ 등에 달했다. 우리나라 농가들의 농업용 면세유 총 구입액도 1조135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가 조속히 안정을 찾지 못하면 올해 농가들의 면세유 구입비 부담 증가액이 수 천 억 원에 달하면서 농업소득에 감소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
경북 영천에서 마늘농사를 지으며 농작업을 대행하고 있는 한 농가는 “논 쟁기와 로터리 작업을 시작으로 5월부터 마늘 수확 등 농번기에 트랙터 사용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2~3일 마다 경유 1000리터를 구입해야 한다”며 “인건비와 비료값에 이어 면세유도 올라 농업경영 수지가 매우 악화될 것 같다. 현재의 농작업비로는 인건비와 유류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없지만, 그렇다고 작업비를 올릴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충남 천안의 수도작 농가도 “농가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중형트랙터 한 대당 연간 3000~4000리터의 경유를 소비한다”며 “자가 소유 농지만 작업하면 면세유가 부족하진 않지만 농작업 대행을 하기 때문에 배정량으로는 부족하고 일반 경유를 추가로 대량 구입해 사용한다. 그렇다고 고령이거나 영세한 농가를 대상으로 임작업료를 올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농촌현장에서 농산물만 빼고 모든 가격이 올라 올해 농업소득은 매우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평상시보다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세유 배정량 한도를 상향해주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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