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4일 밤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보호소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 새 대통령에 바란다
정교한 쌀 수급안정책 필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도입
실질적 농가소득 증대 요구
농촌 정주여건 개선 힘쓰고 인력난 해소 대책도 세워야
CPTPP 추진 철회 한목소리
농민신문 (전국종합) 2022. 3. 10
“농업은 나라의 근간입니다. 농민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주기 바랍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농민들의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핵심 농정공약으로 ‘식량주권 확보’와 ‘농업직불제 확충’을 강조해온 만큼 농민들의 바람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농업 현장에서는 먼저 쌀 수급안정을 위한 정교한 정책 수립과 이를 바탕으로 한 농가소득 안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차상락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전국협의회장(충남 천안 성환농협 조합장)은 “우선 쌀 시장격리가 제도 취지에 맞게 잘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을 다시 도입해 쌀 생산량을 적정 수준으로 줄이고, 쌀이 남을 것으로 전망되는 해는 공공비축미 매입을 늘리는 방식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심 농정과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할 수준으로 농업예산을 충분히 확보해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박철선 한국과수농협연합회장(충북원예농협 조합장)은 “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 전체 예산에서 농업부문 예산 비중을 5% 이상으로 늘려 직불금 확대와 청년농 지원, 농촌 정주여건 개선 등에 투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병덕 한국농업경영인 경기도연합회장은 “지난 정부 5년간 연평균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이 8.7%나 됐지만 농업예산 증가율은 3.1%에 그쳤다”면서 “최소한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 수준으로 늘려 식량안보 강화와 농촌소멸 문제 해결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무차별적인 시장개방 확대를 재고해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황 회장은 “농산물 시장개방이 계속되면 농업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을 철회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피해를 본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활성화할 방안부터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질적인 농가소득 증대 방안 마련에 대한 요청도 많았다. 이갑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의장은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제가 있듯이 농민에게는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도입해주면 좋겠다”면서 “주요 곡물과 과일·채소 등 기초농산물에 대해 일정량 국가수매제를 실행해 가격을 안정화시키면 농가소득 불안 문제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순희 농가주부모임 제주도연합회장은 “새 정부는 ‘농민 기본수당’이나 ‘농업인 공익수당’ 등 지역별로 시행되는 농민 지원제도가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농민들의 보편적 복지 향상을 위해 지급액과 지원 대상 또한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촌인력 문제처럼 현장 체감도가 높은 과제를 모든 정책에 우선해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정시창 새농민 경북도연합회장은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오른데다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농사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농촌이 힘들다”면서 “정부가 인력난 해소와 농산물가격 안정을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점균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3리 이장은 “농촌 고령화와 이로 인한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영농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단순한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를 지양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촌 인력 대책을 세워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송기석 경남 밀양시 삼랑진버들섬딸기작목반장은 “농민들이 인건비 부담에 농사를 포기하는 게 낫다고 얘기할 정도로 농촌은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하지만 도시에선 직장 은퇴자가 일거리 찾기가 어렵다고들 한다”면서 “인력을 체계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농민의 복지 향상에 대한 바람도 나왔다. 이옥배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경기도연합회장은 “여성농민을 위한 대형 농기계 지원사업이 활성화되길 바란다”면서 “올해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되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사업’도 내년부터는 본사업으로 전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산업계에선 규제개선 요청이 특히 많았다. 정윤섭 전북축산단체연합회장(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장)은 “악취방지법 등 축산 현실을 무시한 규제로 인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상생을 위한 묘안을 찾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사중 전북축협조합장운영협의회장(고창부안축협 조합장)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공공처리시설을 확보하고, 경축순환농업 활성화와 축산직불제 확대 등 탄소배출 저감대책 지원에도 힘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군급식 경쟁입찰에 대한 접경지역 농가들의 바람도 이어졌다. 권무영 새농민 삼척시회장은 “국방부의 군급식 경쟁입찰 방식 도입으로 접경지역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군급식만큼은 국산·지역산 농축산물을 우선 사용하도록 관심 있게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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