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건(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식품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한국비건인증원 인증을 받은 비건식품은 2021년까지 모두 621개로 이 가운데 2021년 신규 인증을 받은 식품만 286개에 달한다. 특히 신규 인증 식품수는 전년 199개 대비 44%, 2019년 114개 대비 151% 늘어났다. 이는 비건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돼온 국내 비건식품 시장에 대기업들이 진출을 선언하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대형 유통체인들이 대체육 제조사와 브랜드 독점 판매계약을 맺고 시장에 진출하거나, 식품 대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판매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식물성 대체육을 판매하는 ‘지구인컴퍼니’와 협약을 맺고 대체육 제품 판매를 시작한 것이나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린푸드가 캐나다 비건 유제품 기업인 ‘데이야’와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한 것이 그 예다. 또 롯데푸드·사조대림·동원F&B 등은 직접 식물성 대체육을 제조·판매하며 관련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비건식품의 원료가 되는 식물성 단백질이 국산 농산물에서 추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aT가 최근 내놓은 ‘가공식품 세분시장 조사-비건식품’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식물성 조직 단백질을 생산하는 업체가 거의 없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또 관련 기술 수준 또한 초기 단계라 대체육 등 비건 제품의 원초 기술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aT가 국내 대체육 기술개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선 ‘기술개발 확보(26.5%)’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관계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기술개발 지원과 업계 내에서의 기술정보 공유가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20년 정부가 진행하는 대체육 전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45억7000만원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식물성 대체육 투자 규모는 7억원으로 전체 가운데 15.3%에 불과하다.
식용곤충과 배양육의 연구개발 투자가 각각 23억원, 15억원임을 감안하면 성장 중인 비건식품에 대한 투자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비건식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건강이나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비건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안전하고 검증된 국산 식물성 단백질을 원료로 한 비건식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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