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헌 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고성진 기자 2022. 3. 2
채소1동 중도매인 584명
현대화 사업 공익감사 청구
“중도매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은 졸속이자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사)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를 이끌고 있는 엄주헌 회장은 서울시(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추진 중인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가락시장 내 중도매인들로 구성된 서울지회는 지난 1월 감사원에 시설현대화 사업 전반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공익감사 청구에 가락시장 채소1동 입주대상 중도매인 584명이 연명했다.
엄주헌 회장은 “지난해부터 공사의 도매권역 설계안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설계 변경 요구를 해 왔는데, 공사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현행 예산으로는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하며 더 이상 유통인과 의견 조율을 하지 않아 공익감사 청구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유통인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시설현대화 사업 추진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로 폭 좁아 물류 차질 우려 등
도매권역 설계안 변경 요구
시, 의견 조율 없이 일방 추진
자체설문조사도 98% ‘반대’
중도매인들은 도매권역 설계상 △중도매인 영업점포 간 통로 폭이 협소해 물류 흐름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점 △물류운반장비 보관 장소 확보를 위해 지하층 건설이 필요하지만, 지하층도 없는 1만5000평의 1,2층 단일건물 안으로 설계방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엄주헌 회장은 “현재 점포 영업환경이 ‘닭장골목’ 등 열악한 상황이지만 영업점포 사이에 30m 정도의 도로가 있어 물류 흐름과 상권 등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인데, 공사의 설계계획 도면을 보면 점포 공간을 40㎡에서 33㎡로 축소한 데다 영업점포 간 통로도 4~5m로 지나치게 협소해 통로로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주통로는 최소한 20m 이상, 점포 간 통로도 최소한 10m 이상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회장은 이어 “도매권역 2공구는 필수 먹거리를 취급하며 가락시장 물동량의 70%를 취급하는 가장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이기 때문에 물류기기와 운송기구 등 물류운반장비의 보관·충전 장소를 위해 지하층 마련이 필요하다. 또 2층 진입을 위한 고가도로를 별도 건설하는 등 가락시장의 ‘백년대계’를 위한 방안들을 공사가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데 현 설계 방향은 예산의 한계 속에서 졸속 추진되고 있다”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사의 설계공모 내용대로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시설현대화 사업의 목적을 전혀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입주대상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98%가 반대 목소리를 냈다. 공사가 이런 의견을 적극 수용하려는 ‘소통’의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리한 졸속 추진보다는 차라리 도매권역의 이전을 재추진하는 방향 등도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은 2월 말 도매권 제2공구(채소1동 및 수산동) 설계 공모절차를 마무리하고 3월부터 본격적인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매권역 2공구 사업은 채소1동과 수산동을 동시에 설계하며, 연면적은 총 14만6328㎡ 규모다. 설계사 선정 후 20개월 동안 설계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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