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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양파 도매가격 70%나 폭락했는데…정부 부실 대책 ‘실효성 없어’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2-27 조회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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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 도매가격 70%나 폭락했는데…정부 부실 대책 ‘실효성 없어’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고성진 기자


 조생종 양파(햇양파) 수확기가 다가오면서 양파 수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저장양파 2만톤 가량을 5월 이후로 출하를 미루는 대책을 내놨지만, 양파 생산 농민들은 실효성이 없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저장양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대형마트 등 소비지 가격은 큰 변동이 없는 상태로 이에 대한 농민들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 왜 양파 밭을 갈아엎나

   저장양파 가격 kg당 300원대
   평년은커녕 생산비도 못 미쳐
   조생종 수확 앞두고 불안 커져
   고흥·서귀포 양파 밭 갈아엎어


 전국양파생산자연합회는 지난 2월 23일 전남 고흥에 이어, 24일 제주 서귀포에서도 양파 수급 대책을 요구하며 양파 밭을 갈아엎었다. 농민들이 양파 밭을 갈아엎는 것은 수급 불안 때문이다. 2021년산 양파 저장량이 평년보다 늘어나면서 저장양파 가격이 하락했고, 저장양파 물량이 계속 뒤로 밀리다보니 2022년산 조생종양파 수확을 코앞에 두고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극심한 소비부진이 겹치면서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만 있을 뿐 외식 소비 감소에 따른 농산물 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에 대한 지원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중순경부터 형성된 양파 가격은 평년 가격(1000원대)의 절반도 안되는 kg당 500원대 밑으로 떨어졌으며, 2월 들어 하락폭은 더 커져 24일 기준 평균가격은 354원으로 3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파 값 폭락에 따른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23일 열린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모든 물가가 올랐다. 심지어 농사에 꼭 필요한 비료 값도 인건비도 30% 이상 올랐는데, 쌀값, 양파값, 대파값 등 농산물 값만 끝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면 외국농산물을 수입해서 가격을 떨어뜨려 농민의 소득을 줄이고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수급정책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태호 국민의힘(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도 양파 값 하락과 관련 시장격리와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김태호 의원은 양파 값 폭락이 정부의 수급 조절 실패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급감에 있다고 보고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의 양파 수급 대책은

   정부, 저장량 2만톤 출하 연기
   조생물량 44ha 출하정지 추진
   농가 “생산비 보전 대책 내라”

농식품부는 2월 25일 양파 수급 대책으로 2만톤 내외의 저장양파 출하를 5월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내놨다.

양파 자조금 완납농가와 농협을 대상으로 사업 신청을 받아 출하정지 창고봉인 이후 kg당 100원을 우선 지원하고, 5월 1일 이후 평균가격이 kg당 400원 미만으로 하락했을 경우 차액을 kg당 최대 100원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20kg 망으로 계산했을 때 5월 이후 양파 도매가격이 1망당 8000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최대 2000원까지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조생양파의 경우 채소가격안정제 물량으로 44ha 면적에 대한 출하정지를 추진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양파 재고량은 8만8000톤(정부비축 9500톤 제외)으로, 평년 재고량 8만2000톤(지난해 7만3000톤)보다 약 6000톤 많은 상태다. 2021년산 저장양파 출하연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2022년산 중만생종양파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늘어난 부분도 고려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최근 발표한 관측속보에 따르면 2022년산 양파 중 조생종은 2975ha로 1.2% 증가한 반면 중만생종 재배면적은 1만4546ha로 전년보다 6.7%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농가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정부 대책이 부실하기 때문에 집회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정부에 산지폐기를 요구했는데 5~6월 가격이 높아지니 폐기를 못한다고 했고, 그때부터 저장이 돼 지금까지 왔다”며 “농식품부는 올해도 5월 이후에 가격이 안정된다고 하지만 지금의 문제가 농민들이 잘못해서 생긴 게 아닌 만큼 최소한 생산비는 보전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지 가격은 왜 변동없나

 현재로선 3월 중순 이후 나올 조생종 양파 가격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평년 3월 도매시장 평균가격이 kg당 1000원대인데, 지금 추세로 볼 때 농가 생산비로 보는 kg당 700원대까지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저장양파 가격이 급락했지만 대형마트 등 소비지 가격은 큰 변동이 없어 농민들은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물가 당국이나 언론에선 농산물 값이 조금만 뛰어도 장바구니 물가가 올랐다는 호들갑에 수입 농산물을 들여오기 바쁜데, 정작 산지 농산물 값이 폭락했을 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가락시장 양파 평균 경락가는 2월 22일부터 300원대로 떨어져, 22일 372원, 23일 352원, 24일 354원을 형성했다. 2월 평년가격은 1000원대로, 양파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70% 가까이 하락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소비지 가격은 이런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양파 소매가격은 21일 2059원, 22일 1890원, 23일 1995원으로 평년 소매가격 2130원과 비교해 조금 낮은 수준이다. 

전남 무안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농산물 가격이 오를 때는 물가가 뛴다며 여기저기서 난리를 치는데, 가격이 폭락할 때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그렇다고 소비지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라며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은 재난지원금도 준다는데 농민들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관태·고성진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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