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증가에 소비부진 겹쳐 무·양배추·당근 가격 하락세
무 ‘홍수출하’ 우려 전망 흐림 양배추·당근, 출하량 감소로
가격 약간 오를 것으로 예상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2. 25
무·양배추·당근 등 잎·뿌리 채소류 가격이 평년 대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겨울작기 생산량이 많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부진까지 겹쳐 약세장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는 홍수출하 우려로 값 전망이 밝지 않지만 양배추·당근은 출하량 감소로 반등이 예상된다.
◆무·양배추·당근 평년 대비 약세=1∼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무는 20㎏ 상품 한상자당 평균 8000원대 후반~1만1000원대에 거래돼 평년 2월 평균 경락값(1만1857원) 대비 약간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양배추는 8㎏ 상품 한망당 평균 4000∼5000원대에 거래됐는데, 이는 평년 2월 평균 경락값 7526원보다 20∼40% 낮은 값이다.
당근 평균 경락값도 20㎏ 상품 한상자당 1만~2만원 초반대를 기록, 평년 2월 평균 경락값 2만6994원보다 30∼50% 낮았다.
잎·뿌리 채소류 가격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겨울작기 생산량이 평년 대비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겨울무 생산량은 평년 대비 4.1% 증가한 37만2000t으로 집계됐다. 겨울양배추와 겨울당근 생산량은 17만8000t, 5만6000t으로 각각 평년 대비 18.9%, 16.5% 늘어난 것으로 관측됐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장은 “겨울무 재배면적은 평년 대비 감소했으나 12월 온화한 날씨로 단수가 급증해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도 “겨울양배추 재배면적은 평년 대비 약간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겨우내 기상 여건이 좋다보니 단수가 증가해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봉희 농경연 엽근채소관측팀장은 “겨울당근은 전년도 출하기 가격이 좋은 편이었고, 무에서 당근으로 작목을 전환한 농가가 많아 재배면적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부진도 값 약세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영업시간 규제 등으로 인해 무·양배추 소비량이 전년 대비 30∼40%가량 줄었다고 보고 있다”며 “시세가 안 좋다보니 현재 시장 반입량은 전년 대비 감소한 상황인데도 시세가 전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덕범 중앙청과 경매사는 “당근 수요처인 학교급식이나 식자재업체에 납품이 이뤄지지 않는 등 소비부진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 홍수출하 우려, 양배추·당근 시세 반등 기대=값 전망은 품목별로 엇갈리고 있다.
무는 3월에도 값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파종기인 9월 늦장마 영향으로 10월에 집중적으로 파종된 물량이 많은 데다 무값이 계속 좋지 않다보니 출하를 미룬 농가가 늘어난 탓이다.
최경태 대아청과 영업2팀장은 “2월 들어 제주지역 등에서 저온 현상으로 무가 자라지 못하면서 출하시기가 3월로 밀리는 상황까지 겹쳐 홍수출하 우려가 크다”며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3월 값 전망도 어둡다”고 내다봤다.
반면 양배추와 당근은 출하량 감소로 인해 약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김진구 대아청과 영업3팀장은 “2월 내로 전남 무안지역 양배추 출하가 마무리될 예정이라 출하량 감소가 예상된다”며 “다만 소비부진이 극심한 상황이라 약간 상승세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이라 예측했다.
허상현 동화청과 경매부장은 “제주지역 산지폐기 영향으로 겨울당근 출하가 조기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3월에는 저장당근이 출하되는데 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이 약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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