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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수입 고춧가루 써도 ‘한국 김치’?…국가명 지리적표시제 논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2-23 조회 1432
첨부파일 20220222121055486.jpg
△김치 국가명 지리적표시제 도입을 앞두고 외국산 고춧가루 사용 김치의 ‘한국’ 표기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고추 생산자단체들은 고춧가루는 김치 제조에서 사용 비율이 상위 3위 이내에 드는 주원료인 만큼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 경우에만 지리적표시 등록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 김치의 제품 설명 표시. 확대한 사진에서 사용 비율 기준 상위 세번째로 ‘고춧가루(국산)’가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추·무 국산이면 한국 김치로” 식품업체, 농식품부 요청 파장

    고춧가루, 사용비율 3위내 재료 농가, 주원료서 제외 ‘안될 말’

    국내산만 쓰는 생산업체도 피해 해외시장 경쟁력 떨어질 우려 커


                                                             농민신문  김다정 기자  2022. 2. 23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제 본격 추진을 앞두고 외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 김치의 ‘한국 김치’ 표기와 관련, 고추 생산자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외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 경우에도 ‘한국 김치’로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가 김치 종주국임을 분명히 밝히고 대한민국산 김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중국이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주장한 데에 따른 대응조치다.

또 이미 중국에서 김치가 ‘파오차이(泡菜)’ ‘KIMCHI’ 등으로 표기돼 판매되고 있는 만큼 외국시장에서 한국산 김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치 생산업체들이 배추·무 등의 원료만 국산으로 사용한다면 ‘한국 김치’로 표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농식품부에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고춧가루는 김치의 부원료라는 주장이다.

업계가 이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농산물의 지리적표시 등록 및 공고요령’에 따라 ‘여러 가지 재료가 혼합·가공되는 농산 가공품의 경우 주원료의 생산 기준’이 농식품의 지리적표시 등록 심사 기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김치 국가명 지리적표시제에서 이 기준을 적용할 때 고춧가루는 주원료에서 제외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추·무 등을 국산으로 사용하고, 국내에서 가공·생산했다면 ‘한국 김치’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또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면 ▲생산원가 상승으로 가격경쟁력 하락 ▲일정 가격 유지와 수급 불안정 ▲동일한 품질(상품성·색택 등) 유지의 어려움 등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업계 주장에 고추 생산자단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홍성주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은 “고춧가루는 한국 김치의 정체성인데, 이걸 두고 부원료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안 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일손부족과 농가 고령화, 김치 소비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추농가를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격·수급 불안정성과 품질 유지 문제는 계약재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생산자단체들은 식품업계 주장은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치산업진흥법 제2조는 ‘주원료란 제조하려는 김치의 제품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원료(원료가 여러 종류인 경우에는 최종 제품에 혼합된 비율이 높은 순서로 3개 이내 원료)’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대부분 김치에서 고춧가루는 사용 비율이 상위 3위 안에 들어가는 재료라는 것이다.

생산자뿐 아니라 국산 원료만 고집하는 식품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산 재료만을 이용해 김치를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고품질 김치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재료를 국산으로만 고집하고 있는데, 수입 원료를 이용한 김치가 해외시장에서 ‘한국 김치’로 저가에 팔리게 된다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수입 원료를 쓰는 곳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최소한 보호장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전세계적으로 한국 음식, 즉 ‘케이푸드(K-FOOD)’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가운데 우리 스스로 한국 김치의 품질을 낮추는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품으로 알려진 김치 수출이 크게 늘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알몸 김치’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킨 중국산과 품질 차별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2020년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37.6% 급증한 1억4451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에도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10.7% 늘어난 1억5992만달러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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