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양파를 포장 없이 낱개로 판매하는 시범행사가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 중이다. 사진은 18일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포장 없이 낱개로 판매되고 있는 양파 진열대 모습.
농식품부·환경부 17~23일
이마트 등 96곳서 시범행사
20% 저렴 농할쿠폰도 적용
양파망 11만여개 감소 기대
“국산 농산물 전반으로 퍼지면
유통비용 절감효과 나타날 것”
소비량 감소·불편함 등은 우려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2022. 2. 18
이마트와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서 양파를 포장 없이 낱개로 판매하는 시범행사가 진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는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 간 이마트,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홈플러스, GS더프레시 등 대형유통 5개사 96개 점포에서 ‘양파 낱개 판매 시범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포장재인 양파망 폐기물을 줄여 농산물 유통 분야 탄소중립에 다가선다는 것이다.
양파는 산지 수확 후 소비지에서 별도 소포장 망에 재포장해 판매 하는 것이 일반적 유통 방식이지만, 재포장 과정에서 양파망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양파망 폐기물을 줄여보겠다는 게 시범행사 목적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를 통해 판매하는 양파 173톤 기준 약 11만5000개의 양파망(1.5kg들이) 폐기물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소비촉진 행사가 대형마트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대형마트 연간 판매량 26만8000톤 기준 양파망 폐기물 약 1억7867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범행사를 추진하면서 낱개로 판매하는 양파에 대해 농축산물 소비쿠폰(농할쿠폰)을 적용해 소비자가 판매가격보다 20% 저렴한 가격으로 양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시범행사를 추진하며 농산물 포장 폐기물 감량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대형마트의 탄소 저감과 폐기물 발생 억제 활동을 행정적, 제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폐기물 발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원천적으로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범행사를 통해 양파 무포장 분위기가 확산할 경우 산지 인력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벌크로 포장이 이뤄지면 그만큼 망 포장을 위한 인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산지유통 관계자는 “망 포장을 안 하게 되면 망 값도 절약되고, 포장 작업비와 운반하는 과정에서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소비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난 상태로, 원하는 만큼 낱개로 양파를 구매할 수 있으면 소비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만 양파가 포장 단위로 판매되지 않고 낱개로 판매될 경우 전체 소비량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번 소비촉진 행사를 계기로 양파 이외 국산 농산물 전반으로 무포장 형태 유통이 활성화돼 유통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민들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소비하는 친환경적이고 똑똑한 소비문화를 정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시범행사를 진행하기 전 사전 조사에서는 무포장 양파에 대해 대체로 엇갈린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낱개로 필요한 만큼 살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포장이 안 돼 있어 불편하다는 반응 등이 나온 것. 정부는 행사 이후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소비자 반응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남현중 식생활소비진흥과 사무관은 “시범행사 종료 후 소비자 반응을 보고 무포장 품목 확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농산물 유통 전반에서 무포장 형태의 소비가 확산되도록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저탄소 운동에 동참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포장재를 쓰지 않는 만큼 할인을 해준다거나 무포장 농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여러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며 “또 산지에서 무포장과 같은 친환경적 유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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