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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설 명절 ‘택배대란’은 피했지만…여전히 불안한 직거래 농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2-06 조회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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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택배노조 파업 장기화 영향은

     소비자와 직거래 확대되면서 택배 물류에 의존도 높아져

     자칫 배송지연 발생하면 상품성 하락 등 농가 피해 우려

     수확 차질·가격 형성 악영향 고객 관리까지 어려움 가중

     택배물량 쏠림 등 애로 “한 해 농사 망칠까 걱정 커”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2022. 2. 4


 “제주에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한 안정된 택배가 생기지 않나요? 제주 농업을 위해 안정된 농산물 판매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초 제주특별자치도 신문고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 택배 배송이 한 달 넘게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농촌 지역 택배 배송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농산물 직거래가 늘어나면서 생산과 판매, 고객관리까지 해야 하는 개별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지난해 12월 28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으나, CJ대한통운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한 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우려했던 설 명절 ‘택배 대란’은 없었지만, 설을 앞두고 CJ대한통운 택배 물량이 우체국 택배로 넘어오는 등 택배 물량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부 지역에서 배송에 차질을 빚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농산물을 택배로 보내는 경우다. 배송 지연이 발생하면 신선도 등 상품성이 하락해 농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발송 자체를 못할 경우에는 농산물을 제 때 수확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도 택배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수확한 농산물을 택배로 보내지 못해 농가에서 애를 태우는 일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가들은 배송 지연에 따른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직접 배송에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에 해당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이번 설 명절 기간 택배노조 파업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배송이 지연될 경우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택배 물량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2009년 이후 10년 간 택배화물 물동량은 연평균 9.8% 씩 증가했고, 코로나19로 택배화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2016년 약 20억개였던, 택배 물량이 2020년 33억개를 넘어 지난해에는 40억개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개인 SNS나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해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농가들도 늘어나는 추세로, 택배 물류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택배 배송 지연에 따른 농가피해가 택배노조 파업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로 치환해서는 안 되지만, 농산물 거래 환경이 변화하면서 택배 배송 차질에 따른 농가 피해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게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 특히 설 명절과 같은 특수한 시기에 택배기사 파업이 일어날 경우 한 해 농사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안재홍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제주 만감류는 설 대목에 많이 나가는데 이번에 택배로 못 보내다보니까 많은 문제가 됐다”며 “다른 택배사로 가더라도 기존 거래처 아니면 잘 안 받아주는 경향이 있고, 우체국 택배는 가격이 비싸 직거래로 판매하지 못한 농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노조 파업이 노사 간의 문제이기도 하고 택배기사들의 고충도 있는 만큼 이해하는 부분이 있지만 농산물 같은 경우 배송이 지연되면 상품성이 떨어지고, 가격 형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며 “이번 설에도 택배가 조기마감 되는 바람에 도매시장으로 물량이 몰리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제주 지역 택배는 당초 1월 25~26일까지 작업이 이뤄졌어야 하지만, 1월 24일로 발송 작업이 조기 종료되면서 직거래로 판매하지 못한 물량이 도매시장으로 들어와 만감류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레드향(3kg·상품) 평균가는 1월 24일까지 2만7000~8000원대를 형성하다, 25일부터 2만4000대로 하락했다. 

변창국 제주시농협 유통지원팀장은 “택배노조 파업인력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력이 더 필요한 시기에 파업이 이뤄지다보니 직거래를 하는 농가들의 피해가 컸다”며 “더욱이 올해는 설 명절이 이른데다 택배 접수까지 조기 종료되면서 미처 판매를 하지 못한 물량이 설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 “택배업계의 내부사정은 있겠지만 어쨌든 택배비는 예전보다 500원 올랐다. 하지만 이용자 측면에서는 택배비가 오른 만큼 나아진 게 전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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