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년기획 대선 풍향계] 키워드로 짚어보는 대선
청년 표심 4050 李·6070 尹 우세 속 2030 안갯속…구애 공세
후보 리스크 대장동·고발사주 의혹 공방 가족 관련 논란까지 불붙어
제3지대 박빙 승부 땐 단일화 절실 심상정·안철수 등 거취 주목
농민신문 홍경진 기자 2022. 1. 1
0대 대통령 선거(3월9일)가 두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권의 향배는 국민의 관심사다. 여야가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기치로 경합하는 대선 판세는 아직 어느 한쪽으로도 크게 기울지 않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견고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후보를 향한 유권자들의 호응은 뜨겁지 않다. 대선의 맥을 ‘청년’ ‘후보 리스크’ ‘제3지대’ ‘정계 개편’ 등 키워드 중심으로 짚어본다.
◆청년 표심=올해 대선은 세대대결 양상이 짙다. 대체로 4050세대는 이재명 후보, 6070세대는 윤석열 후보 쪽으로 기운다. 실리를 추구하는 청년들은 아직 어느 한쪽에 표를 몰아줄 생각이 없다. 지난달 20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18∼29세 유권자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윤석열 20.7%, 이재명 19.6%, 안철수 10.8%, 심상정 9.7% 순으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의견은 67.8%나 됐다. 2030세대의 마음을 얻는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는 선거판인 셈이다. 과거 대선과 달리 ‘청년 보편복지’ ‘30대 장관’ 등 청년정책이 유독 많이 등장하는 이유다. 젊은이가 진보적일 것이란 생각은 오판에 가까운 선입견이다. 문재인정부에서 특히 문제가 된 ‘불공정’과 ‘부동산정책’은 2030세대의 오랜 진보성을 허물어뜨렸다. 대신 실용주의로 속을 채운 청년들은 실리를 꼼꼼히 따진다. 연금 개혁, 호봉제 개편 등 청년세대의 이익과 보다 근본적으로 관계된 문제를 외면한 채 얼마 안되는 수당을 제안하는 건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 ‘스윙보터(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된 청년의 표심을 잡는 일은 대선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지상과제다.
◆후보 리스크=정치는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판은 국민이 정치와 후보를 더 걱정하는 구도가 됐다. ‘대장동 특혜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은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를 향한 특검 요구를 낳았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주변 인물들의 극단적 선택이 벌어지면서 의혹은 공포로 번지는 분위기다. 후보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까지 확대된 각종 의혹과 추문은 국민을 혼란케 한다. 특히 후보 배우자에 대한 관심과 논란은 선거에 직접 영향을 줄 ‘태풍의 눈’에 비견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임위원장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허위 학력·이력 논란이 일자 “대선은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지 후보의 배우자를 뽑는 것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의 의뢰로 2021년 11월27∼29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에 대한 호감도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답변은 55%로 절반을 넘었다. 여성과 중도층 유권자 사이에서 이런 답변이 높게 나왔다. ‘차기 대선은 배우자가 결정한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3지대=대선 때마다 정치권에서 흔히 오르내리는 표현이 ‘제3지대’다. 거대 양당 사이에 자리 잡은 새 인물 또는 영향력을 갖춘 정당의 후보를 의미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그렇다. 이들을 보는 관점은 당선 가능성에 있지 않다. 후보 단일화 참여냐, 중도 포기냐, 대선 완주냐 하는 선택이 제3지대 후보를 향한 관심의 초점이다. 대선이 박빙 승부로 흐를 경우 유력 후보 입장에선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심 후보와, 국민의힘이 안 후보와 단일화하는 경우를 예상해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의당은 2020년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깨고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든 민주당에 배신감이 강하다. 이번 대선에서 심 후보가 단일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완주할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반면 정권 교체 열망이 높은 보수 세력은 안 후보와 국민의힘의 연대를 바라는 기색이다. 안 후보는 완주와 단일화 사이의 득실관계를 따져볼 수밖에 없는 기로에 서게 됐다.
◆정계 개편=대선 이후엔 어떤 일이 생길까.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친문·호남 등 기득권 세력은 급속히 친이재명계로 편입될 공산이 크다. 대선 결과는 석달 뒤 지방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완패한 국민의힘이 올해 지방선거마저 참패하면 보수 정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를 이룬다면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진다. 정부·여당의 정책 추진이 야당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거듭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구도다. 중앙무대에서 기반이 든든하지 못한 윤석열 당선자는 지방선거를 계기로 지방권력 중심의 기반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선 이후 정계 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누가 승리하든 당선자를 새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여론지형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승자독식의 대통령제 권력구조를 의회제나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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