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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새해특집] “농자재 원료 수급, 국가 차원의 문제로 인식·대응해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12-31	조회	1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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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농기자재 가격, 원인과 대책ㅣ전문가 좌담회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2021. 12. 30

  농기계, 비료, 농업용 필름 등은 농업생산을 위한 필수농자재들이지만 원료나 부재료, 중간재 등의 수입의존도가 높다. 2021년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등의 상승에 따라 대부분의 농기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올해까지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생산비 상승에 따른 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법은 뭘까? 구랍 22일 ‘치솟는 농기자재 가격, 원인과 대책’을 주제로 신년좌담회를 개최한 이유다. 참석자들은 요소 부족 사태를 외교적 노력으로 풀었듯이 농자재의 원료수급을 국가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영농에 필수적인 품목은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줄어드는 농가소득을 보전해주는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발빠른 대처로 요소수 대란 막아
정부 수급안정 신호…불안감 해소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류비도 급등
요소·염화칼륨 등 가격 3배까지 올라
원료 100% 수입하는 비료 ‘큰 타격’
농약도 중국산 원제 의존도 높아

원료가격 상승분 제품가격에 반영 못해
구조적 문제 해결 방안부터 찾아야

   <참석자>

   강성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외협력실장

   강창용 더클라우드팜연구소장

   안상화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정책지원팀 부장

   임규원 농협경제지주 농자재사업단장

   정근우 한국농업용PO필름연구조합 상임이사

   조규용 한국비료협회 이사

   문광운 한국농어민신문 논설위원(좌장)

    #원자재 가격동향과 농산업에 미친 영향

▲문광운=2021년에는 유류 값부터 요소 문제, 철광석 문제 등 원자재가격의 상승과 수급불균형이 심화됐다. 농민들도 인력난에 더해 비료, 필름, 파이프 등 대부분의 농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비 상승으로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농민들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강성필=2021년에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지방이양과 요소 비료가 이슈가 됐다. 요소 비료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가 2021년 11월에 수급상황을 긴급하게 점검하고, 2022년 2월까지는 공급부족 현상이 없고, 상반기에 필요한 물량의 88% 수준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적인 요소 부족사태로 농민들도 불안심리가 높았는데, 정부 차원에서 수급안정에 대한 신호를 준 것이다. 원료수급이 안정되더라도 가격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와 농협이 비료 가격보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빠르게 마무리돼 농민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요소 부족 사태에서 봤듯이 농산업분야의 대외의존성이 너무 높다. 정부가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기 위해 범부처가 참여하는 ‘경제안보 핵심품목 테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국내경제 영향, 대외의존도, 단기적 시급성, 국내생산 및 수입대체 가능성 등을 검토해 핵심품목을 발굴했는데, 곡물, 사료, 식품, 비료의 원료 등 농식품분야도 포함돼 있다. 품목별로 국내 생산기반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농자재 수급안정을 위해 원료 공급망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문광운=농산업체들은 어땠나?

▲안상화=농기계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글로벌 산업구조의 공급망이 흔들렸다. 이에 따라 철광석, 석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가 부족해지면서 물류비가 2021년에는 전년대비 2배가 급등했다. 또한 주52시간 근무제한으로 인해 제조원가가 인상되면서 기업경쟁력이 약화됐고, 지자체의 농기계 보조사업도 예산이 축소되는 추세다. 다만 농기계산업은 수출에서 다소 위안을 삼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독일, 프랑스, 호주 등지로 중소형 트랙터 및 작업기 수출이 확대됐는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농기계 수출액이 11억3000만 달러였는데, 2021년에는 12억 달러를 초과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용=비료는 원자재를 100% 수입해서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을 받았다. 요소는 2021년 2월에 전년 11~12월 대비 40%가 급등했을 때 위험신호로 주목했는데, 중국산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6월에 52%, 7월에 69%가 올랐다. 그리고 10월에는 중국의 요소 등 비료수출 통제로 인해 전년대비 10월에는 126%, 11월에는 226%, 12월에는 254%가 상승했다. 순수한 증가분이다. 중국의 환경정책 강화에 따른 석탄사용 제한, 중국 내 우선 공급에 따른 비료 수출 제한, 천연가스 요금의 상승, 코로나19에 따른 국제운송의 차질과 해상운임의 급등 등이 원인이다. 염화칼륨은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제한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졌고, 2021년 12월을 기준으로 염화칼륨 270%, DAP(인산이암모늄) 250%, 암모니아 300% 등 전부 2.5~3배가 올라간 상황이다. 또한 비료는 농협이 최대 수요처인데, 그동안은 한 번 계약하면 연중 지속되는 시스템이라서 원자재 가격상승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이제는 상시가격연동제를 실시함에 따라 업계도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근간은 마련됐다고 보고, 노력하고 있다.

▲정근우=2021년 초반에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경기회복이 예상되기도 했고, 플라스틱 생산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수급불균형이 일어날 정도로 국제가격이 파동을 쳤다.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를 포함한 플라스틱 소재의 가격이 폭등하고 원료를 구하지 못해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도 있었다. 농업용 필름은 플라스틱 연질필름(폴리올레핀 재질)이 대부분으로 비닐하우스용 광폭필름과 잡초억제용 멀칭필름으로 크게 구분된다. 하우스용 장기성 PO필름은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등의 소재를 사용하는데, 투명성과 보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런데, EVA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생산국인 중국에서 태양광모듈을 만들기 위한 EVA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폭등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0년말 1톤당 170만원 전후였던 EVA가격이 275만원으로 상승했다. 원재료 값이 70~80% 올랐지만, 농협과의 계약에서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10%만 반영돼 농업용 필름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경영실적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 국내 시설원예면적이 대략 5만2000ha 수준에서 더 이상 늘지 않고, 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 농가들도 인력 부족으로 1번 설치하면 4~5년을 사용하는 장기성 필름을 선호하면서 매년 10%씩 시장이 줄고 있다. 2022년에도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

▲문광운=농협도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 2021년 사업을 평가해본다면?

▲임규원=매년 12월부터 다음해 농자재 구매계약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비료는 말할 것도 없고 농약도 중국으로부터 원제 수입의존도가 높은데, 2~3배가 올랐다. 농약이나 비료나 원가의 60~70%를 원자재가 차지한다. 다른 부분의 원가를 절감해도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기질비료는 구매계약이 끝났는데 전체적으로 89%가 올랐다. 농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원료 공동구매 사업이라든가 상시가격연동제 등 여러 방법을 찾고 있고, 정부와 긴밀하게 논의하면서 수입선 다변화와 같이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문광운=국내 농기자재 시장의 불안요인과 시급하게 개선해야할 점이 있다면?

▲강창용=농기계 수출이 증가했다는데, 일본은 더 늘었다. 2021년 10월까지 수출이 2460억엔으로 전년대비 136.2%나 증가했다. 유럽의 자료를 보니까 코로나 팬데믹으로 저가의 노동력 수급이 안 되고, 원료 확보의 어려움으로 외주를 준 부품의 공급이 안 되면서 업체 중 절반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탄소중립으로 인한 생산제약도 있었다. 그래서 치고 나간 것이 한국산 농기계이지 정상적인 상황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또, 비료는 원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니까 기업입장에서 생산구조를 조정하는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다.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화력발전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전력 공급이 안 되고, 원료 생산이 안 되니까 공급 가격만 높여놓았다. 수송문제도 걸려 있으니까 농약원제의 가격도 높아졌고, 화석연료의 부산물인 필름 쪽도 문제가 된다. 선진국은 세계화를 통해 저가의 원료를 확보한 후 가치를 높여서 수취하고, 후진국은 저가원료를 수출하는 구조다. 우리나라 농자재산업의 구조도 마찬가지다. 원료를 사올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으면 오늘 같은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농자재산업은 원료를 고가로 사오는데, 가격은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 자체를 깨부수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내년에도 원료가격 하락 기대 어려워
    상시 계약단가 조성시스템 정착 시급

    농업용필름 재활용·대체제 개발 역점
    농기계업계 탄소중립 대응 박차
    농가 비료가격 부담 완화 방안 고민
    원료 공동구매·상시가격연동제 등 모색

    #2022년 농기자재 시장 전망

▲문광운=탄소중립이 국가적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해도 이런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료수급과 정책변화 등에 대응한 농기자재산업을 전망해본다면?

▲조규용=원료가격이 2021년 연말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중국이 수출제한조치를 유지하고 있고, 러시아도 수출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서는 국가가 없다. 중국에서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2/4분기 시점에 가서는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염화칼륨이나 DAP도 특정 국가에서 생산, 수출되기 때문에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염화칼륨은 벨라루스의 경제제재로 국내은행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고, L/C(신용장) 개설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미지수고, 캐나다의 광산 침수에 따른 조업축소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염화칼륨 확보를 위해서는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러시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하지만 러시아를 제외하면 수출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3배 정도 오른 가격이 유지될 전망이다. DAP는 중국산 의존도가 90%이고, 모로코나 요르단 등지에서 들여올 수 있는 부분도 운임이 올라서 어렵다. 비료는 이제 저가로 원자재를 확보해온 시대는 지나가는 것 같다. 장기적으로 고효율 제품의 개발로 질소, 인산, 칼리 성분의 흡수율을 높여서 원자재 수입량 감소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무기질비료산업은 초기 투자비가 많은 장치산업으로 기존 생산업체 등이 무너지면 다시 시설을 갖추는데 더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무기질비료의 효용성과 안전성, 경제성 등의 장점을 고려할 때 농림업의 후방연관산업으로 상생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상시 계약단가 조정시스템이 정착돼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유지, 발전될 필요가 있다.

▲정근우=농산물 가격은 그대로인데, 자재가격을 올리는 것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또, 2050 탄소중립에 따라 탈 플라스틱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농업용 비닐 같은 경우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환경보전 및 환경개선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비용을 제조업체에 물리고 있는데, 환경개선부담금도 더 강화될 예정이다. 여기에 대응하는 정책은 하우스용 필름의 경우 한 번 씌우면 가급적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멀칭필름은 PCR(Post Consumer Recycle, 재생처리 되는 플라스틱 원료)처럼 회수하고 세척해서 다시 재활용하는 비중을 높이라는 것이 국가 정책이다. 농촌의 폐비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데, 올해가 국가적인 회수 및 재활용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원년이 될 것이다. 또, 생분해되는 멀칭필름의 시장 확대가 또 다른 기회가 되는 해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급은 2021년에 비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농업용 필름업계는 친환경 이슈로 인해 적게 쓰고, 오래 쓰고, 발생한 폐기물은 회수해서 재활용하고, 대체재를 개발해서 농촌의 환경오염을 줄이는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안상화=농가가 고령화되고, 농업인구가 줄면서 농기계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은 줄어든 반면 농기계은행이나 임대사업소처럼 공유사용이 늘고 있다. 농기계를 공유하는 형태의 민간사업자도 생겨나고 있다. 농기계 회사들도 제조, 판매, 유통 등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응해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다. 탄소중립도 마찬가지다. 농기계는 세계적으로 친환경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추세다. 우리 정부도 전기나 수소와 관련된 연구개발비를 증액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대규모 농기계회사들은 조금씩 준비하는데, 중소기업은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 또, 60마력대 이하의 트랙터는 나름의 가격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선진국에서 상용화된 대형 장비들은 전동구동이나 수소엔진으로 전환하기에는 고출력을 따라가기 힘들다. 따라서 중소형 트랙터부터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되고, 국제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e-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했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친환경농기계에 대한 수출경쟁력이나 국제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이 많다. 농기계 대리점이나 사업소에서 정비인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판매량도 줄고,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인데 결국 농가에 영향을 미치게 돼있다.

▲임규원=비료는 정부가 차손보전을 했었는데, 이 제도가 없어진 2005년에 가격이 소폭 올랐고, 2008년 외환위기로 가격이 폭등한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원자재 수급이 안되는 상황이니까 문제가 더 심각하다. 농협 입장에서는 적정 사용량을 고민하고 있고, 수급이 가능하더라도 가격부분에서 농가부담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이다. 구매시스템도 점검하고 있는데, 원료 공동구매나 분기별 상시가격 연동제를 올해 실시해본 후에 장기적인 운영방안 등을 검토해나갈 것이다.

▲강창용=국내에서 농산물 생산이 정점에 와 있다. 농자재 수요도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농기자재 생산을 통해 이윤을 얻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2019년 12월에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이 발표되고, 유럽 그린딜 중에서 농업분야인 농장에서 포크까지 전략(Farm to Fk Strategy)을 2020년 5월에 내놓았다. 여기서 목표가 2030년까지 유럽농업의 25%를 유기농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농약사용은 50%를 줄이고, 화학비료는 20%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농기계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의 엔진을 고출력 전기를 중심으로 대체하고, 이후에는 내연기관의 생산자체를 중단시키고, 사용할 경우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농자재가 늘어나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비료나 살충제, 기계를 만드는 원료를 후진국으로부터 공급받는데, 이런 물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료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에 따른 백신이 개발됐지만 후진국에는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선후진국의 기존 질서에 뭔가 새로운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영농 필수품목 국가가 관리…농가 소득보전 지원 확대를”

&#8203&#8203&#8203&#8203&#8203&#8203    정부-산업계 협력해 대책 세우고
    농산물 생산소득지지 정책 마련해야

    #농업과 농업전후방산업의 발전 방향은?

▲문광운=농민들은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인데 생산비는 매년 상승하는 것을 불안해하고, 농기자재 제조사들도 경영여건이 점점 악화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해소해나갈 방안 뭔가?

▲강성필=농업소득은 20년째 정체돼 있는데, 농자재 가격은 매년 올라가고, 코로나19에 따라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농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현장농민들이 회전율을 더 늘리고 있다. 교체시기가 됐는데도 사용기간을 더 늘리거나 한번 더 사용하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중립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범부처적으로 농자재와 관련된 규제가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부처 내에서 농업의 특수성이나 농자재산업의 특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의 역할이나 활동이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농자재산업을 방관만할 게 아니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업체와 협의하면서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정근우=장기성 PO(폴리올레핀)필름의 수입품 증가로 국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농업용 필름시장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장기성 PO필름은 약60%를 차지한다. 그래서 기술개발을 위해 서로 경쟁해온 농업용 필름 제조업체들이 연구조합을 만들고, 국산 PO필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에 R&D(연구개발) 지원을 요청했다. 2022년부터는 더욱 강화되는 친환경 이슈는 결국 또 다른 비용인데, 중소기업 수준인 농업용 필름 제조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 장기성 필름의 사용이 늘면서 4~5년만에 피복을 교체하는데, 일손을 구하지 못해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피복교체작업을 정형화시키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으면 한다.

▲안상화=농기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친환경농기계나 스마트농기계로의 변화를 위한 연구개발이나 인프라에 대한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 또 밭작물 기계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때가 많다. 업체에서 경제성 저하로 개발을 꺼려한다. 저어부가 기계화 표준재배양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최소한의 원가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의 보완, 연구개발 및 보급 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농기계 유통 및 서비스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농기계 대리점이 사장과 부인, 직원 1명이 근무하는 형태다. A/S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병역특례로 취업한 젊은 인력들도 버티지 못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한다. 이런 부분이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건의하고 싶다.

▲임규원=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향후 농자재 시장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측가능한 수준의 가격변동은 해결할 수 있지만 2021년처럼 가격이 폭등할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농협뿐만 아니라 제조회사도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농협도 구매방식의 다변화를 비롯해 농자재 수급안정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과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다.

▲조규용=수요가 큰 요소, 21복합비료, 맞춤형 비료 같은 경우는 상시가격안정제를 도입하고, 원료가격의 폭등에 대응해 효율이 높은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질소, 인산, 칼리의 경우 작물이 흡수하는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갈 수 있게 시장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제품들은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농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입찰체계 및 상시가격안정제 등으로 가고, 고효율 제품은 시장경쟁을 통해 농민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이원적인 체계로 가야 한다.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농협도 시장구조를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향후 계속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비료수급이나 가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강창용=농자재의 원료 수급을 농업 문제로 보면 안 되고, 국가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원료 문제로 농업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사재기 등 엄청난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말 필요한 원료는 정부와 산업계가 협의해서 관리해야 한다. 최근의 요소수 사태를 보면 된다. 국가차원에서 나서서 외교적으로 해결을 했다. 이처럼 필수 농자재 품목은 국가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농협도 산업계와 협력해야 한다. 농기자재도 어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농협이 농자재를 너무 틀어쥐고 있는데, 산업계와 협력해서 원가반영 및 평균수익 실현 방안 등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 산업계도 변해야 한다. 비료협회에서 말했듯이 효율을 높이는 부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도 그런 쪽을 지원해야 한다. 물량은 줄지만 효과는 유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농기계에 대해서도 정부가 선언적으로 말만할 것이 아니라 내연기관이 안 되면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지원해줘야 한다. 동시에 농산물 생산소득을 지지하는 정책이 들어가야 한다. 농자재 가격의 상승분이 농산물 가격에 반영돼야 하는데, 여기서 막혀버린다. 농업기술이나 기자재의 도입으로 인한 수익을 농민이 갖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밭작물 기계화 때문에 주요 12개 밭작물에 대한 수익성을 봤는데, 순수익이 감소한 품목도 있다. 가격은 같거나 정체인데 생산비용은 증가하면서 농민들의 투자여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수입이 불변이면 상승여지의 비용을 누군가는 부담해줘야 한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은 소득이 떨어지고, 저가의 농산물 공급으로 도시의 소비자들에게만 이익이 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대단히 잘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물을 사먹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요즘은 공기도 정화기를 돈을 주고 산다.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농산물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한다면 지금보다 2~3배는 더 지불해야할 것이다. 이것을 정부가 막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농산물에 대해 공유적(Common) 지원이 필요하다. 저렴한 농산물 공급으로 국민들이 혜택을 보는 대신, 농민들의 소득을 지지하기 위한 국가의 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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