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금지된 시장도매인과 중도매인 간 거래사실이 밝혀진 강서시장이 폐쇄 위기에 놓였다. 이와 함께 농림축산식품부의 시장도매인을 겨냥한 ‘표적감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8일 서울농수산식품공사와 강서시장 등 농산물 도매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번 농식품부 감사에서 적발된 시장도매인과 중도매인에 대한 처벌을 두고 공사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적발된 도매상 수가 방대해 원칙대로 업무정치 처분을 내리면 강서시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시장개설자인 서울시와 농식품부 감사결과에 대한 향후 조치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시장도매인과 거래한 사실이 적발된 중도매인만 121명이다. 이 사람들 일 못하게 하면 시장이 마비 상태에 빠진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4일에 걸쳐 농식품부는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20개 업체를 추려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예고 없이 불시에 들이닥쳐 중도매인에게 물건 판매한 사실을 중점적으로 훑어봤다는 것에서 시장도매인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표적감사’ 란 지적이 나온다.
감사대상에 포함된 ㅊ농산 대표는 “감사 명목으로 농식품부에서 갑자기 쳐들어온 적은 강서시장 개설 이래 17년 동안 단 한번도 없었다”며 “시장도매인 제도에 흠집을 내려는 누군가의 제보를 받고 온 것”이라며 분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농식품부 특별감사 배경에는 주인농산과 안동 사과수집상 간 사과출하대금 소송이 있다. 안동 사과수집상 강모씨는 시장도매인 주인농산을 상대로 못 받은 출하대금 3억6000만원을 달라며 2019년 소송을 제기했고 양측이 다투는 과정에서 강씨 측이 중도매인의 세금처리 내역서를 입수해 주인농산이 불법을 저지른 증거로써 법원에 제출했다. 이것이 불씨가 되어 농식품부가 시장도매인을 표적으로 삼고 감사를 실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주인농산은 서울시 요구대로 “2017~2018년 중도매인과 거래했다”고 적힌 서류에 서명함으로써 위법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시장 안팎에선 위법성 이전에 법의 적절성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연일 나온다.
한 도매상은 “강서시장엔 춘천에서도 오고 강릉에서도 오는데 어떻게 얼굴을 알아보고 팔고말고 할 수가 있겠나. 돈 주고 물건 달라고 하면 팔아야지”라며 “경매제에서 중도매인은 상장예외품목이란 것을 매해 1조원 가깝게 팔고 있다. 경매회사(도매시장법인)가 갖도 놓지 못하는 품목을 예외품목으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팔게 하는 것인데 시장도매인이 물류비 엄청 들여 갖다 놓은 것은 왜 못 팔게 하느냐, 법을 고쳤어도 진작에 고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은 시장도매인과 중도매인 간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강서시장에선 지난 2017년 중도매인과 거래한 청과법인이 300만원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후 4년만이지만 이번 적발은 대대적인 농식품부 감사에 따른 것으로 적발 업체와 도매인의 수가 어마어마해 4년 전의 것과 차원이 다르다.
농식품부는 시장마비를 우려해 한 달에 몇 개 법인씩 단계적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얘기했으나 형평성 면에서 시행이 어렵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농수축산신문] 김치, 국가(전국) 단위 지리적표시 가능해져 
[농민신문] [2021 유통 결산] 과일 웃고 채소 울고…농산물 온라인 시장은 날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