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평택시의 한 임차농지. 이 농가는 최근 임대인의 요구로 임대료를 추가 인상시켜줬다.
“농지계약에서 항상 ‘을’…”
농지임대차계약 신고제 도입 등 필요
농업인신문 성낙중 기자 2021. 12. 17
비농민의 농지소유에 따른 임차 농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농업현장에서는 임차농의 권리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농업인들과 농업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감면 자격요건 등 임대인의 농지소유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농지임대차계약 신고제 같은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의 한 채소농가는 “최근 땅주인으로부터 임대한 농지 3,000평의 연세를 500만원 더 올려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사정사정해 일부를 깎았다”면서“땅주인과 계약된 내용이 있지만 형식적인 계약서이고, 실제 현장에서는 거의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람이 나가라고 하면 시설까지 철거하고 나가야 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여주시의 한 고구마농가 역시 “땅주인 이름으로 임차농지에서 농사짓는 우리는‘가짜농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다”면서 “땅주인 입장에서는 최소 8년간 자기이름으로 농사가 지어져야 양도세 감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만큼 그들에 대한 규제를 일부 풀어주는 것도 임차농이 사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농업인들의 이런 주장에 대해 농업전문가들도 공감하는 모습이다.
조병옥 농특위 농지제도개선 소분과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농지 이용과 보전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농업현장에서 임차농들은 서면계약이나 신고하지 않은 임대차 계약으로는 권리를 보장 받기 어렵다. 농지임대차계약 신고제를 의무화해 임차농들이 관행적인 계약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면서 “또, 임차농과 5년 이상 장기임대차 계약을 한 임대인에 대해서는 5년 초과한 연수를 자경조건으로 인정하는 등의 인센티브 제도를 검토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승종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농지소유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허위영농계획서, 불법임대차 등 자경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임대차계약 신고제는 8월 농지법 개정에서 농지불법취득, 임대차 등의 위반사실에 대한 벌칙을 마련하면서 사실상 도입이 됐고, 내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말했다. 이어,“농업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농지 임대인에 대한 인센티브나 농지전수조사에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농지 구입자금이 없는 영세농이나 영농 규모화를 위해 농지 임차가 불가피한 임차농의 비율은 전체 농업인 대비 2017년 56%에서 현재는 6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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