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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지상토론회] 온라인 거래 대세...농산물 등급 표준화, 물류 개선 필요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1-12-15 |
조회 |
1410 |
첨부파일 |
20211214111202426.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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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토론회] 비대면 시대 농산물 도매유통
농민신문 하지혜 기자 2021. 12. 1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B(기업간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농산물도 비대면 도매유통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 도매유통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비대면 시대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전문가 토론회를 마련했다.
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도매시장 ‘오프라인 중심 체계’ 여전 온라인 거래 땐 물류비 절감 등 기대
안동환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정부, 빅데이터 구축·활용 급선무 공영시장은 물류 거점 기능 강화를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온라인농산물거래소 운영 고무적 디지털화 수준 넘어 디지털전환을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비대면 유통, 선택 아닌 필수 시대 정부가 갈등·충돌 완충 역할해야
― 농산물 도매유통에도 비대면 거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보나.
△양승룡=흔히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지능혁명 시대에 온라인 비대면 거래는 농산물 유통에 있어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으며,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급속하게 촉진하고 있다. 특히 소비와 소매유통의 변화,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 농산물의 급증 등은 농산물 도매유통의 효율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방향은 비대면 유통임이 틀림없다.
△양석준=기존의 대면 도매유통과 오프라인 소매유통업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성장한 온라인 유통이 D2C(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로 진화하면서 도매유통의 자리가 사라지거나 혹은 ‘셀러’라고 불리는 온라인 소매업자들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셀러는 온라인 도매상의 상품 판매정보를 온라인 플랫폼에 올려 상품을 판매하고, 온라인 도매상은 셀러가 판 상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한다. 이런 온라인 거래 환경에서 도매상과 온라인 소매상이 만나서 거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이렇게 중간 유통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마켓플레이스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이러한 상황을 살펴볼 때 기존 도매유통이 온라인 유통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대면 거래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 농산물 도매유통의 큰 축을 담당하는 농산물 도매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거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김성훈=농산물 유통의 비효율성이 크다.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최종 소비처가 아닌 중간 도매시장으로 이동해 경매 등의 거래를 위해 대기하고, 도매 거래 이후 다시 소매로 분산되는 물류작업을 거치면서 높은 유통비용이 발생한다. 온라인 거래를 진행하면 상물분리(도매시장에 농산물을 반입하지 않고 거래하는 행위)를 통해 산지 농산물을 바로 소비시장으로 이동시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또 대면 거래는 시공간 제약으로 거래 참여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도매시장은 몇몇 상인에 의해 거래 가격·물량이 좌우되고 완전경쟁시장과 점점 더 멀어질 수 있다. 온라인 경매가 진행되면 전국의 모든 중도매인과 매매 참가인이 동시에 참여함으로써 농산물 가격 변동성 문제와 수요 과점으로 인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양석준=대표적인 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의 입지는 미래의 유통 효율화에 큰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1∼2인가구의 비중이 계속 늘면서 가정간편식(HMR)이나 외식이 소비자 식품 소비의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HMR 제조공장과 외식 프랜차이즈 물류창고 대부분이 서울 바깥에 있다는 것이다. 즉, 농산물을 가락시장에서 서울의 소매점으로 납품하던 과거와 달리 미래에는 농산물이 가락시장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서울 바깥의 공장·물류창고로 간 뒤 서울로 되돌아오게 된다. 물류 이동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농산물의 신선도는 떨어지고 비용은 증가하며 수도권의 교통체증은 심해질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상류와 물류를 분리해 물류체계를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산지에서 바로 HMR 제조공장과 외식 프랜차이즈 물류창고 등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물류를 구성하고, 상류는 중앙집중식으로 해야 온라인 유통 시대의 효율화가 가능하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거래체계로는 이를 달성할 수 없다.
△안동환=도매시장의 경직된 거래제도와 취급품목 제한 등 비경쟁적 요소는 산지와 소비자의 소통을 어렵게 하고, 고객의 니즈와 사용 목적에 맞는 다양한 품질과 물량의 농산물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중앙·지방 도매시장의 역할 분담 부족과 경쟁제한 요소 역시 공영도매시장의 공공성·효율성과 농식품산업의 저탄소 지속가능성장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이다. 비대면 도매유통의 도입으로 농산물 도매시장의 온·오프라인 통합생태계가 구축되면 거래방식간, 도매유통 주체간의 경쟁이 확대될 것이다. 도매유통 주체와 산지간의 계약 거래나 직거래도 확대돼 도매시장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농산물 비대면 도매유통 활성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은.
△김성훈=농산물의 표준화·등급화, 팰릿 단위 유통 등 물류 관련 개선 노력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 비대면 도매유통을 확대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표준화·등급화를 이룬 품목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속박이(섞어 팔기)나 덤 등의 관행도 없애야 비대면 거래 참여자가 늘어날 것이다. 또한 전국의 모든 중도매인과 매매 참가인이 비대면 도매 거래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갖추고 제약을 풀어나가야 한다.
△양승룡=농축수산물의 온라인 거래는 비대면 신용 거래라는 점에서 상품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등급 표준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비대면 거래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인공지능(AI)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상류와 물류의 완전분리를 위한 효율적인 전국 단위 물류시스템의 구축, 신뢰할 수 있는 통합된 정산제도, 거래 당사자의 갈등을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분쟁 해결절차 등 다양한 분야의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 정부는 농산물 도매유통의 비대면 거래체계를 구축하고자 지난해 5월부터 온라인농산물거래소를 시범운영 중이다. 이를 통한 농산물 비대면 도매유통의 가능성을 평가한다면.
△김성훈=거래시스템과 관련 제도를 개선해나가고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향후 일부 품목에선 가락시장의 거래규모를 능가하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거래 참여자 확대 등 선결과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거래소의 존립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다.
△양석준=거래소 시범운영 결과는 고무적이나 현재의 경매시스템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에 그친 듯하다. 제대로 된 온라인 도매유통으로 변화하려면 현재 디지털라이제이션(디지털화) 수준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으로 진화시킬 필요가 있다.
△양승룡=온라인농산물거래소는 온라인 유통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거래주체의 상이성뿐 아니라 거래 규모·범위의 확연한 차이, 거래시스템의 미비 등으로 향후 구축해야 할 비대면 유통시스템과는 다른 형태로 보인다. 오랜 시간 진화해온 기존 도매시장 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될 비대면 도매유통의 주체가 돼 이행비용을 줄이고, 이해당사자간 갈등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 일각에선 도매시장법인 등 유통주체의 온라인농산물거래소 참여도를 높여 비대면 농산물 도매유통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동환=도매시장법인의 농산물 유통 역할과 경험, 이를 통해 구축한 거래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온라인농산물거래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다양한 품목에 대한 온·오프라인 거래의 연계 측면에서 여러 품목의 대량 거래 기반을 갖춘 도매시장법인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
△김성훈=도매시장법인은 장기적으로 역할과 입지가 줄어들 수 있는 온라인농산물거래소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다만, 거래 위축으로 생존문제에 처한 지방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은 돌파구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한 만큼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이들 도매시장법인에 제한적인 인근 지역 대상 산지 수집 업무와 일부 경매관리 업무를 맡기고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면 참여하는 법인이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고질적인 문제였던 전송거래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 비대면 유통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농산물 유통주체의 역할은.
△김성훈=정부와 농산물 유통주체들이 비대면 유통체계 구축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조만간 대부분의 농산물이 도매시장을 경유하지 않고 대기업 등의 손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흘러갈 것이다. 정부는 지방 도매시장법인과 산지 생산자, 중도매인과 매매 참가인 등의 온라인농산물거래소 참여를 극대화해 온라인 도매 거래를 중요한 농산물 유통경로 중의 하나로 정착시켜야 한다.
△안동환=정부는 온라인 거래 빅데이터의 구축과 공공 활용을 위한 시스템 및 제도적 인프라 조성, 산지 물류시설·운송부문 고도화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 공영도매시장은 단순거래기능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지 분산을 위한 물류기지 거점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 전국 중도매인 등은 온라인 거래 참여 확대를 통해 가격발견기능 제고와 수도권 출하 집중 완화, 역물류문제 등의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양승룡=오늘날 비대면 유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측면에서 모든 유통주체는 이를 생존전략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는 유통주체의 노력과 역량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필요한 기술에 대한 연구 지원과 등급 표준화, 가격결정·정산 등 거래제도 정비, 비대면 거래 추진 중에 발생하는 갈등과 충돌에 대한 완충·설득 작업 등이 정부의 역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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