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농업이란 온습도 등의 환경데이터부터 시장가격까지 다양한 자료를 영농활동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농협, 농업과 디지털을 잇다]
① 빅데이터 기술과 농업·농촌의 만남 - 플랫폼 구축 현황은
범농협 플랫폼 ‘N-Hub’ 출범 일부 작물 거래·가격 동향 공개
농협 유통사업장 현장서 호평
농진청·농경연·aT 등과 연계 농민에 최적 생육환경 등 안내
생산량 예측 모델도 제공 계획
빅데이터전략국 전문조직 운영 계열사 경영계획 수립 등 지원
농민신문 김다정 기자 2021. 12. 13
미래를 주도할 기반 기술인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디지털기술은 상용화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그동안 농업·농촌에 디지털기술 보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농업계가 제대로 체감하기 힘들었을 뿐이다.
이제는 농업·농촌이 달라지고 있다. 농업계가 디지털기술의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다. 그 중심에 농협이 있다.
농협은 농업의 디지털 시대를 열어 100년 농협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 아래 디지털기술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협은 범농협 빅데이터 플랫폼인 ‘N-Hub(엔허브)’를 출범시켰다. 농민과 농·축협, 범농협 계열사 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빅데이터 허브를 시범 개설한 것이다.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실시간 생성되는 크고 다양한 자료를 뜻하는 말로 흩어져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농협은 N-Hub를 통해 다양한 농업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농업·농촌·농민의 실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N-Hub 시범 운영
6일 1차 오픈된 N-Hub는 일부 작물의 가격 전망과 거래 동향 등 유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감자 등 3개 품목의 가격 전망 정보, 8개 작목의 가격 동향 정보 등 11개 작목의 유통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단 아직까지 농민들이 N-Hub를 직접 사용하지는 못하고, 농협 계열사나 농·축협 직원들만 접근이 가능하다. 예측 안정성이 확보된 후 농민 등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농협 디지털혁신실 관계자는 “6∼12개월의 시범 운영을 통해 예측 안정성을 확보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면 농민들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가 시작되자 농협 유통사업장 등 현장의 반응이 뜨겁다. 가격 예측 오차율이 10% 이내일 정도로 높은 정확성을 보여주는 데다 한눈에 가격 동향을 확인할 수 있어 산지에서 출하시기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농협은 내년 이후엔 가격 전망 대상품목을 1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농협공판장 1개월 후 경락가격’ ‘3개월 후 가격 등락 전망’ ‘대표 공판장의 1개월 후 전망 의견’ 등 가격 예측정보를 매월 25일 발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 농촌진흥청 등이 보유한 데이터와 연계해 스마트팜 최적 생육환경 가이드 서비스도 새롭게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대내외 데이터 유통창구로 활용
농협은 N-Hub를 대내외 데이터 유통창구로 활용해 농민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농경연, 농진청 등과 연계해 거대한 빅데이터 꾸러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고, 현장에서 수매 계획이나 작황 예측 등을 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성된 자료의 공유·활용을 지원하는 전문조직도 운영하기로 했다.
빅데이터전략국을 두고 그 안에 전략팀과 운영팀을 설치해, 각 계열사의 데이터 활성화를 돕겠다는 의미다.
농협중앙회 디지털혁신실 빅데이터팀 관계자는 “경제계열사나 축산계열사에도 축적된 빅데이터가 있지만 분석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라며 “농협중앙회 소속 분석전문 인력을 투입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제발굴·경영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정보의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계열사간 경영 의사결정이나 시너지 과제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농협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N-Hub가 안정화하면 농민도 데이터 기반의 영농정보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기상·환경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환경 요인에 기반한 가격 예측 모델을 농민들까지 확대 제공하는 방식이다.
●빅데이터 중요성 갈수록 커져
그동안 농협의 빅데이터는 주로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됐다. 경제계열사도 농업 관련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통합 관리·분석할 플랫폼이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융분야뿐 아니라 농업 전반의 성패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빅데이터가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경영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필수 요소로 부각하고 있어서다.
토머스 멀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집합지능연구소장은 “상세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에는 절대 불가능했던 미래 예측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제 빅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며 작물을 관리하고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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