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농정공약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연합뉴스
chr(124)_pipe 대선 3개월 앞…여야 후보 농업관은
농민신문 홍경진 기자 2021. 12. 07
내년 3월9일 치르게 될 20대 대통령선거가 석달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강 구도가 견고한 대선 판세는 어느 한쪽의 우위를 예단하기 어려운 혼전의 연속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3∼4일 TBS(교통방송) 의뢰로 조사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41.2%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37.9%)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4.1%,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2%,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1.7%의 지지를 받았다.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대선후보 조사 결과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6%로 동률을 나타냈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대선주자들의 농업관도 차츰 윤곽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농촌기본소득 도입 검토 공익직불제 예산 확대도
이재명 후보는 현장 방문과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농업에 대한 소신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6일 ‘유전자변형농식품(GMO) 완전표시제 도입’ 공약을 낸 이 후보는 “이미 상당량의 GMO가 취급되고 있지만 국민 대다수는 자신이 먹는 음식에 유전자변형 원료가 포함돼 있는지 알기 어렵다”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내세우는 농정공약은 농촌주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농촌기본소득’ 도입과 공익직불제 예산 비율 확대가 대표적이다. 11월11일 ‘농업인의 날’ 농민단체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농촌에 사람이 돌아오고 농민도 살기 위한 방안으로 농촌기본소득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농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소신도 피력했다. 문재인정부가 공익직불제를 도입해 농업예산 구조가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후보는 “청년농 정착 지원 기간을 현행 3년보다 늘려야 한다”며 일본의 청년농 육성정책을 예시하기도 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농업은 한때 사양산업으로 천시됐지만 환경지킴이 녹색산업이자 식량안보산업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농촌과 농민의 삶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농업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농업 ‘국가 기간산업’ 강조 농가 권익 보호 정책 주장
윤석열 후보의 농정 구상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11월30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34주년 기념식 영상축사를 통해 농업에 대한 윤 후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윤 후보는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국가 기간산업”이라면서 “(그렇지만) 농업예산 비중은 날이 갈수록 줄고 있고 농가소득은 도시가구소득의 6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농업의 국가적 중요성에 견줘 예산이나 정책의 소홀함 탓에 농촌이 소멸할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득향상과 권익을 보호하는 맞춤형 농업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예비후보 시절인 8월1일 청년정책 토론회에서 “농업을 하나의 산업, 비즈니스 차원에서 발전시키는 것보다는 오래전부터 농사를 지어온 분들의 경자유전에 너무 집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자유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농업계의 반발을 샀지만 일각에선 결국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을 짚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스마트팜 확산 등 농업의 규모화·첨단화·산업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거대 자본과 기업의 농업 진출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강한 만큼 당 차원의 공약으로는 현장과 조율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농민에 월 30만원 지급 약속 생태농업 늘려 기후변화 대응
심상정 후보는 농업인의날 기자회견에서 “기후·지역·식량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농산어촌 녹색대전환’을 시작하겠다”며 농정공약을 발표했다. 진보정당의 후보답게 ▲모든 농어민에게 월 30만원 지급 ▲국가식량주권위원회 설치 및 곡물자급률 30% 달성 ▲공익직불제 규모 연 5조원으로 확대 ▲전국민먹거리기본법 제정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심 후보는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생태농업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농약·화학비료 사용은 50%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농민을 준공무원으로 대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농민에게 월 3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이 나온 배경이다. 그러면서 “식량자급 목표를 법으로 정하고 연도별 자급률을 높이겠다”며 “농업진흥지역을 90%까지 확대하고 농지총량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도농 빈부격차 심각 지적 자원위기 대처 앞장 다짐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은 11월11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농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은 “최근 많은 나라가 무역의 국경을 높이면서 우리 땅에서 생산한 우리 먹거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자원위기, 식량위기에 앞장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우리나라의 농업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청년창업농 육성 등으로 선진화하고 있다”면서도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 농촌지역의 고령화 및 공동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도 많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편농·후농·상농 정책 내걸어 곡물자급률 제고 의제 꼽아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동연 후보는 다산 정약용의 삼농정책을 현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삼농은 ‘농사짓기가 편해야 하고(便農·편농), 농민 소득이 높아야 하고(厚農·후농), 농민의 지위가 향상돼야 한다(上農·상농)’는 내용이다.
김 후보는 그동안 방문했던 농촌현장 가운데 편농 사례로 경북 상주의 스마트팜 운영 청년농부, 후농 사례로 전남 보성 과수농가의 마케팅 전략, 상농 사례로 경북 예천의 사과농장 브랜드화 추진 등을 들었다.
김 후보는 주요한 농업의제로 ▲가구당 1100만원에 불과한 농업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인공지능(AI)과 드론 등의 신기술을 농업에 활용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신규 유입 감소 대책 ▲곡물자급률 향상 ▲환경친화농업 ▲농업의 첨단산업화 방안 등을 꼽고 지난달 전남 광양·순천 등 농촌현장에서 이를 논의하기도 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지속적인 쌀 소비 감소에 더해 쌀농사 풍년으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며 “근심하는 농민들을 위해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도 촉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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