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과 전북농업기술원, 남원시농업기술센터가 12월 6일 운봉농협에서 ''찾아가는 파프리카 소비 및 유통트렌드 발표회''를 열었다.
chr(124)_pipe 파프리카 소비유통 트렌드 발표회
농수축산신문 고성진 기자 2021. 12. 07
일본 파프리카 시장에서 8~9월 한국산 파프리카의 가격 경쟁력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이는 파프리카 생산 여건상의 문제로, 동계작기와 하계작기가 겹치지 않는 8~9월이 국내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시점이어서 이 ‘공백기’를 해소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수출을 비롯해 국내 수급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요 정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파프리카 소비 홍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 같은 의견들은 농촌진흥청과 전북농업기술원, 남원시농업기술센터가 12월 6일 전북 남원 운봉농협에서 주최한 ‘찾아가는 파프리카 소비 및 유통트렌드 발표회’에서 나왔다.
동-하계 작기 겹치지 않아
일본시장 점유율 하락 주요인
네덜란드·뉴질랜드산과 경쟁
가격 경쟁력 확보 서둘러야
폼종 개발·생산 보조 등
정책적 지원방안 마련 시급
▲8~9월 생산 공백기, 정책 지원 필요하다=위태석 농진청 연구관은 주제발표에서 일본 시장 내 한국산 파프리카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8~9월 생산 물량의 가격 경쟁력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위태석 연구관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파프리카의 점유율은 82%(2019년 기준)인데, 8월과 9월의 경우 점유율이 각각 9%에 불과하다. 나머지 점유율을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파프리카가 메우고 있다”며 “8~9월은 동·하계 작기가 겹치지 않은 시점이라 국내에서도 물량이 부족할 때다. 국산 파프리카의 가격 상승이 일본 시장의 점유율 하락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 연구관은 “8~9월에 네덜란드산 파프리카의 급격한 점유율 확대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네덜란드의 경우 일본 시장을 주요 시장으로 보지 않아 물량이 일부에 그쳐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 반면 뉴질랜드는 일본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일본 시장에서 8~9월 한국산의 가격 경쟁력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위 연구관은 “일본 소비자의 우선순위는 원산지, 가격, 크기 등이기 때문에 수출용 파프리카의 품종 선택 시 대과종보다 수량성이 높은 품목을 선택해 적정가격을 확보하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8~9월 국내산 파프리카의 생산 ‘공백기’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생산 농가 차원에서 풀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봤다. 품종 개발, 생산 보조 지원 등의 정책 지원이 있어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 이에 따라 8~9월 대량 출하를 겨냥한 무리한 영농계획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란 당부도 나왔다.
서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파프리카 경매를 담당하고 있는 최형석 서울청과 차장은 “파프리카 생산 물량의 공백 기간인 8~9월을 주 출하시점으로 잡고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다.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른 동계작 물량들이 출하되고 있는데, 상품성이 좋지 않다”며 “한 번에 큰돈을 벌려는 욕심을 버리고 적정 시점에 적정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재배 여건과 환경에 따라 안정적인 영농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생산량 늘지만 국내 소비 침체
다양한 정보 제공·홍보 강화를
▲소비 홍보 방안 마련해야=이날 발표회에서는 파프리카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 침체는 지속됨에 따라 파프리카 소비 홍보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두종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은 “파프리카의 소비를 보면, 음식을 할 때 색깔을 내는 경우나 샐러드 생식용으로 먹는 경우 말고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외국에서는 요리할 때 대부분 파프리카가 많이 들어간다. 바비큐할 때도 파프리카를 구워서 고기와 같이 먹는다”며 “딸기의 경우 디저트 시장이 크게 늘어나면서 1조5000억원 규모로 확장됐는데, 파프리카는 어떻게 소비할지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 파프리카를 가지고 소비자들이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관태 한국농어민신문 부장은 “파프리카가 가정 소비 외에 학교급식 등 식자재용이나 수출 쪽 비중이 크다보니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할 때 유통경로가 막히는 경우가 있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며 “일본 외에 다른 나라를 상대로 수출국을 다변화해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부재료가 아닌 주재료로 파프리카가 소비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호현 운봉농협농산물산지유통센터 팀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생산원가는 배 이상 올랐는데, 판매단가는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가 수취가를 올리는 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 측면에선 외국인근로자가 부족한 실정이고, 수요 정체도 지속되고 있다”며 “농가나 농협 등 생산 부문에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미흡하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 유통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적·제도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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