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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제2 요소대란’ 막아라…농업분야 대책 시급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12-06 조회 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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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국가 의존도 높은 품목 중 농식품·농자재 470여개 달해

      생산기반·공급망 확충 필요


                                                                    농민신문 김소영 기자  2021. 12. 06


 국내에서 대외 의존도가 특히 높은 품목이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코드) 기준 4129개고, 이 중 농식품·농자재 등 농업 관련 품목이 470여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농업분야 공급망이 극도로 취약한 것이 숫자로 확인된 만큼 생산기반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힘을 얻는다.

정부는 최근 경제안보 핵심품목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요소수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대해 근원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팀장으로 한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TF 회의에는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해양수산부·관세청·산림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1개 부처가 참석한다. TF는 앞서 11월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한 데 이어 12월1일 두번째 자리를 마련했다.

1·2차 회의 내용을 종합하면 연간 수입액이 100만달러 이상이고, 특정 국가의 비중이 50% 이상인 품목은 4129개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농산물과 식품 소재, 농자재 등 농식품부 소관 품목이 470개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1000여개)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이와 함께 정부는 11월말 외교부 등을 통해 조기경보시스템(EWS)을 본격 가동했다. 공관별로 ‘경제안보 담당관’을 선정해 수출국 생산·수출 현황 등을 정례적으로 파악하기로 했다. 특히 농식품분야에 대해선 기존 ‘주요 곡물 대책반’ ‘비료 등 농자재 대책반’ 외에 ‘기타 품목 점검반’을 신설해 해외 공급망 점검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4129개 품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길 꺼리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 의존도가 높다고 해서 당장 수입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닌 데다, 자칫 불필요한 수급불안 심리로 이어질 수 있어 품목 공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 여건을 고려해 4000여개 중 100∼200개를 ‘경제안보 핵심품목’으로 정해 맞춤형 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인 만큼, 방안이 마련되면 자연스레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밀·콩·옥수수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주요 곡물에 대해선 이전부터 농식품부 자체적으로 EWS를 구축해 국제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산지에선 들깨가 농식품분야에서 제2의 요소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들깨는 중국산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대표적 품목이다. 올해 국산이 대풍인데도 중국산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까닭에 국내 들깨값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근래 이슈가 된 마늘만 하더라도 최근 5년간 수입 마늘은 거의 100% 중국산”이라면서 “국내 마늘값이 올라간 이유 중 하나가 현지 가격 상승이라는 분석도 있는 만큼, 또 다른 요소수 파동을 겪지 않으려면 국가가 국내 농산물 생산기반을 어느 정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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