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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대량보다 ‘소량’, 신선보다 ‘절임’…구매는 ‘김장철’ 집중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12-03 조회 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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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 소비·유통트렌드 발표회

        배추 소비 전반적으로 감소 

        지난해 배추 구매가구 77.6%

        1인당 연간 소비량은 53kg

        지난 10년간 감소추세 뚜렷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1. 12. 03


 배추 소비 추세가 개별 가구의 소량 구매, 절임배추 구매 증가 등으로 변화하면서 이를 반영한 영농 계획과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와 함께 김장용에 한정된 배추 소비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K-FOOD’ 확산 분위기를 활용한 콘텐츠 발굴 등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1월 26일 강릉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진흥청과 강릉시농업기술센터가 공동 주최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생산·유통을 위한 배추 소비 및 유통트렌드’ 발표회에서 나왔다.

이날 행사에서 농촌진흥청은 소비자패널(전국 2365명)을 대상으로 한 농식품 구매 패턴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배추 구매는 지난 10년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구매가구 비율은 2010~2014년 81.3%였는데 2015~2019년 76.8%로 줄었다가 지난해(2020년) 77.6%로 소폭 올랐다. 재구매가구 비율은 앞선 구간별로 67.3%, 62.9%, 61.8%로 나타나, 배추 구매자들의 이탈이 점진적으로 진행돼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자료를 발표한 이균식 농진청 박사는 “감소 이유는 김치 조달의 간편 추구에 따라 김장양의 감소와 절임배추·시판김치 등 대체재 구매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신선배추의 구매액 비중은 감소세이나 절임배추와 배추김치 구매액 비중은 유지 또는 증가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발표자료에서 신선배추·절임배추·배추김치의 비중은 2010~2014년 58.7%·23.2%·18.1%, 2015~2019년 49.2%·26%·24.8%, 2020년 39.2%·23.1%·37.8%로 각각 나타났다.

김명배 대아청과 기획팀장도 ‘배추 소비 및 유통 트렌드 변화’ 주제발표를 통해 “배추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00년 74㎏에서 2020년 53㎏로 감소했다. 하지만 김치의 연간 소비량은 2015년 160만톤에서 2019년 190만톤으로 늘었다”면서 “이 수치는 배추김치 소비가 감소한 반면 기타김치 소비가 증가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소비 키워드는 소량·김장철·절임배추 

       생식용 쌈배추 소비증가 주목


 가정 소비 변화의 주요 특징은 소량 구매가 많다는 점, 소비 시기가 대부분 김장철(10~12월)에 이뤄진다는 점, 절임배추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 등이다.

이균식 박사는 “대규모 김장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간편한 김치 조달 방식을 선호함에 따라 본인 가정의 몫을 중심으로 김장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소비 시기의 경우 대부분 김장철인 10~12월에 집중되는 형태다. 비김장철인 1~9월의 배추 구매는 10% 내외로 적다”고 말했다.

김명배 팀장은 “신선배추 소비는 감소했지만, 생식용 배추시장이 형성되면서 신선배추보다 잎이 부드럽고 크기가 작은 쌈배추(알배기) 유통이 크게 증가했다. 절임배추 유통 비중도 크게 늘어나는 등 소비트렌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소비트렌드에 맞춰 생산 분야 대응 전략 짜야 

      도매시장 출하크기 ‘52망’

      개별 소비자엔 ‘48망’ 적정


 이에 따라 소비트렌드 변화에 부응한 맞춤형 영농계획과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이균식 박사는 “배추를 구매하는 1차 소비자는 절임배추 제조업체, 김치 제조업체, 일반 소비자로 구분된다. 1차 소비자가 선호하는 배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영농계획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배 팀장은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신선배추의 대부분은 식당으로 간다. 아무래도 수율이 좋기 때문에 배추 크기가 큰 ‘52망’을 선호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개별 소비자와 도매시장에서 선호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다”며 “소비자들이 김치를 담그기에는 ‘48망’이 좋은 것 같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 생산·출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임규수 강릉농산물도매시장 대표는 종합토론에서 “개별 소비자는 김장 때 배추 구입을 하는 것 외에는 거의 소량 구매다. 결국은 대량 수요는 식자재업체, 단체급식, 김치가공업체들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이 수요처를 위주로 타깃마케팅 전략을 짜야 될 것 같다”며 “김장철에도 신선배추보다 절임배추 구입이 많기 때문에 이런 유통 흐름에 맞춰 산지가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선 합동청과 영업부 장장도 “올해 김장배추의 경우 절임배추가 작년 공급량의 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앞으로도 절임배추 시장은 계속 커나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시장 분석과 산지의 계획 생산·출하가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용진 강원도농업기술원 연구관은 “고랭지배추에서 강원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재배면적 92%, 생산량은 93%에 달한다”며 “대부분 고랭지 배추를 하시는 농가들이 8월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8월 시세도 좋지만 9월 시세가 가장 높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감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노력 필요 

      한류 붐 활용 수출확대 모색


 배추 생산량과 재배면적이 갈수록 감소 추세에 놓인 만큼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명배 팀장은 “배추 산업 축소로 양배추 등 타작물 전환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품목에 연쇄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한류 열풍으로 김치 수출이 증가세에 있기 때문에 수출 확대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김치냉장고가 널리 보급되면서 김장문화가 유지되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이와 같이 신규 수요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균식 박사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배추는 김장용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임규수 대표도 “K-푸드, K-뮤직이 전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연구기관, 민간이 거버넌스를 구축해 김치를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콘텐츠화하면 배추뿐만 아니라 한국 농산물을 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추 가격 비싸다는 언론보도, 바로 잡아야 


  한편 산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배추 가격이 비싸다는 언론 보도들이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릉 왕산면 대기리에서 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권오택 농가는 청중질의에서 “소비자들의 인식과 소비트렌드는 변하고 있는데 배추 가격에 대한 인식은 문제가 많다. 매일 한 잔씩 사 마시는 브랜드 커피 한 잔 가격이 5000원 정도인데, 배추 한 포기 5000원이 너무 비싸다고 언론에서 난리를 친다”며 “커피는 마시면 순식간에 없어지지만, 배추 1포기를 사면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다. 이런 점을 언론에서 잘 알려야지, 생산 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배추 가격이 비싸다고만 하는 언론 보도들은 문제가 많다. 언론들이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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