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값이 생산량 폭증과 소비부진으로 1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겨울양배추 공급과잉을 우려해 서둘러 산지 수급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량 평년 대비 13.6% 늘고 소비는 줄어 값 바닥세 전망
제주양배추연합회, 전남 찾아 값 폭락 막기 공동 대응 제안
지자체 지원·정부 대책 필요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1. 12. 01
양배추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산지 수급조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배추는 생산량 폭증과 소비부진 영향으로 평균 도매값이 8㎏들이 상품 한망당 4000∼5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1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출하되는 가을양배추값도 서울 가락시장 기준 8㎏들이 상품 한망당 평균 4000원대에 거래돼 전년과 평년보다 40∼50% 낮다.
이런 상황에서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 호조로 겨울양배추 주산지인 제주와 전남 지역의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겨울양배추 생산량이 17만t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3%, 1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산지폐기 등 수급조절 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내년까지 바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송영종 대아청과 경매팀장은 “겨울양배추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연말 성수기가 다가와도 공급과잉 상태가 유지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산지에서도 수급조절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제주양배추연합회는 최근 전남 무안에서 ‘겨울양배추 수급대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전남지역 관계자들에게 양배추값 폭락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지난해 제주지역 단독으로 면적조절을 시행했으나 전남지역 출하비중이 30%를 넘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제주·전남이 공동으로 출하 휴무일을 지정하는 등 수급안정 대책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1월 이후 가격이 폭락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염려했다.
산지 관계자들은 주산지간 연계를 통한 산지 수급조절이 성공하려면 무안지역 산지 유통인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무안지역 출하량이 전남 양배추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무안지역 물량 대부분을 산지 유통인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양배추 수급조절에 대한 전남지역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주지역에는 농민과 산지 유통인이 모두 참여하는 생산자협의회가 있고 도와 농협이 산지폐기를 지원하지만, 무안 등 전남지역에는 산지폐기에 따른 지자체 등의 인센티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무안에서 양배추를 취급하는 산지 유통인 강모씨는 “무안군이 산지 유통인들에 대한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라 수급조절에 참여할 유통인이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제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자체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겨울양배추 수급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매년 반복되는 양배추값 폭락을 막으려면 양배추를 수급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거나 다른 작목 전환을 지원하는 등 정부의 대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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