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비료공급자문위 회의
11월 둘째주 원자재값 반영 내년 부담액 5214억원 증가
농가당 연 50만원 이상 추가 농민 생산비 인상 피해 우려
농민신문 김다정 기자 2021. 11. 29
무기질비료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내년도 농가당 비료값 부담이 올해보다 50만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와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협경제지주는 이러한 전망을 최근 개최된 ‘제2차 비료공급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발표했다.
비료공급자문위원회는 비료 공급·가격에 대한 논의를 하는 민관합동 기구로, 정부와 농협·학계·업체·농민단체 등을 대표하는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비료값 인상으로 인한 내년도 농민 부담 증가액이 11월 둘째주 원자재가격을 반영할 때 521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올해와 비교해 농가당 비료값 부담액이 50만3753원 늘어난다는 의미다.
실제로 무기질비료 원자재가격은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상승해 올 7월 이후 더욱 급등한 상태다.
11월 둘째주 기준 요소가격은 1t당 950∼995달러로 지난해 12월(280∼369달러)과 견줘 3배가량 급상승했다. 일부 업체들은 1t당 1100달러 수준에 요소를 간신히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원자재 수급에서 가장 크게 의존하는 중국이 자국 내 공급난을 이유로 수출문을 걸어 잠근 데다, 벨라루스도 요소를 만드는 필수 성분인 암모니아의 수출을 제한해 다른 원자재 수출국의 가격을 더 끌어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가격이 단기간에 안정되기 힘든 상황인 만큼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정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가뜩이나 인건비가 많이 올라 경영이 힘들어진 농가에 비료값 인상은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 문제를 농민에게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비료를 관리하는 국가기관이 함께 책임진다는 자세로 예산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이 비료값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인상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 경작 포기가 속출해 식량안보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명화 비료공급자문위원장(경남 하동 옥종농협 조합장)은 “비료는 식량안보와 연결되는 문제”라며 “농산물 공급이 조금만 부족해도 가격이 폭등할 수 있는 만큼 국가안보를 위해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등 비료 원자재의 수급 불안을 해소할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이용복 경상대학교 교수는 “한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암모니아 생산량이 가장 많았는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경제적 논리에 의해 공장이 다 없어졌다”며 “인구 증가와 이상기후 등 여파로 세계 곡물가격이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어 국내에 최소한의 비료 원자재 공급망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료값 인상분을 지원할 예산을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한 상태”라면서 “다만, 국회에서 정부예산안을 심의 중이라 최종적으로 반영될 예산규모는 아직까지 미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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