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관련 민생현장 점검에 나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7일 오전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왼쪽 두번째), 정연태 농협유통 대표(오른쪽)와 쌀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배추·마늘값 강세” 발언…김장수요 위축 우려도
농민신문 김소영 기자 2021. 11. 17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을 찾아 “쌀값이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매장을 둘러보고 농축산물 가격동향을 점검한 뒤 “무름병 피해와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배추·마늘 가격이 강세며, 쌀은 올해 생산량 증가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장채소·쌀·축산물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수급관리와 할인행사 등을 통해 가격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산 쌀 생산량은 388만2000t으로 전년(350만7000t)과 견줘 10.7% 늘었다.
홍 부총리는 “배추·마늘 등 김장채소는 정부 비축물량,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시장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쌀은 생산량 증가 효과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수급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배추는 정부 비축물량 3000t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 5200t을 방출하고 마늘도 정부 비축물량 3000t을 방출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12월 중 달걀 공판장 2곳을 설치해 경매를 통한 합리적 가격결정 방식을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론 불합리한 구조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소비자에게 자칫 김장채소가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줘 김장 수요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17일 서울 가락시장에선 배추 10㎏들이 상품 한망(3포기)이 평균 8297원에 거래됐다. 평년보다 31%, 지난해보다 38% 높지만 수급조절 매뉴얼상 가격 상승 ‘주의’ 단계일 뿐이다. 더욱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김장 수요는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해와 비슷하고 평년보다는 적어 소비 촉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농업계에서 강력히 희망하는 ‘수확기 쌀 시장격리’ 여론 형성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비판을 사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주요 농민단체와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전국협의회 등은 쌀값 하락이 현실화하기 전 정부가 수요 초과 물량을 매입하는 등 선제적 시장격리에 나설 것을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