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하차거래를 12월 중순부터 시범 시행한다. 공사는 가락시장 물류체계 개선과 거래 선진화를 위해 2017년부터 차상거래 품목에 대한 연차별 하차거래를 시행해왔다. 배추는 마지막 남은 차상거래 품목이다. 2017년 무·양파·총각무에 이어 2018년엔 쪽파·양배추·대파가 하차거래로 전환됐다.
하지만 배추 하차거래는 시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시장 유통주체들의 반발 때문이다. 공사는 2018년부터 ‘배추 물류개선 추진 협의체’를 구성하고 출하자·중도매인·도매시장법인과 배추 하차거래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신통찮다. 하차거래 시행원칙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모두가 동의하고 있지만 제각기 여건이 다른 까닭이다.
무엇보다 추가 비용 부담과 손실 보전 문제가 큰 걸림돌이다. 출하자들은 하차거래에 따른 수확작업비, 팰릿 임차비, 골판지상자 구입비 등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배추를 상자에 담아 팰릿에 실으면 적재량이 줄어 그물망으로 출하할 때보다 운송비 부담도 커진다. 따라서 출하자들은 하차거래 시행에 앞서 적정 가격 유지 및 추가 비용 지원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도매인들은 하차거래의 선결과제로 손실 보전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차량단위 경매를 할 때는 ‘재’라는 거래 관행이 있어 물량의 20%를 실제 등급과 관계없이 이등품 가격으로 일괄 적용해 속박이(섞어 팔기) 피해 등을 보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차거래로 전환되면 팰릿단위 경매가 이뤄져 재를 적용할 수 없다. 이에 중도매인들은 배추의 상품성 유지와 쓰레기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반드시 골판지상자 출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거래규모가 큰 배추 하차거래가 정착되면 가락시장의 물류 흐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일찍이 차상거래에서 하차거래로 전환된 무·양파 등의 사례를 보면 운송차량의 대기시간이 짧아지고 하역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은 만큼 시행을 서두르기보다는 먼저 이해관계자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출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물류비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포장비·운송비 등 추가 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배추 하차거래 도입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농민신문] 요소 대란…국내 재고 바닥 
[농민신문] 가락시장 배추 하차거래 시행 눈앞…중도매인 반발로 난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