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너마저… 치솟는 국제 유가와 중국 석탄 부족으로 화물트럭에 필요한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제주산 월동작물 가격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2일 제주시 노형동의 알뜰주유소에서 ‘요소수가 있냐’고 물었지만 손을 내저으며 “떨어진지 오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요소수 부족‧기름 값 인상‧수출 선석 부족
농민들 “제주산 월동작물 출하 차질 예상”
화물 노동자들 “요소수 부족 사회적 문제”
제주매일 최병근 기자 2021. 11. 03
본격적인 제주산 농산물 성수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기름 값 인상, 요소수 부족, 수출 선박 부족 문제 등 삼중고가 쌓이면서 농민들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11월 1일부터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을 발표하며 농산물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당장 눈앞에 놓인 악재들이 제주산 농산물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요소수 매점매석 업자 난립
최근 요소수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화물차 운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시내 주유소에는 요소수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고,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요소수 가격이 진정되지 않고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이번 기회를 틈타 요소수를 매점매석하고 비싼 값에 화물노동자에게 이윤을 취하려고 하는 업자들이 난립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요소수 품귀 현상은 화물노동자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이지만, 전체 사회의 문제이다. 정부가 원활히 이 사태를 해결하기 전까지 현재 확보된 물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 경쟁력 저하
지역 농협들은 요소수 부족에 따른 화물차 운행 차질과 기름 값 인상, 국제 화물선 부족 등으로 제주산 농산물 출하와 수출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기름 값이 지난해에 비해 너무 많이 올라 농산물 가격 경쟁력에 영향이 예상된다”며 “더구나 농산물 수출을 위한 선석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농민들은 당장 요소수 부족으로 농사일을 걱정하고 있다. 경유를 필요로 하는 트랙터에 요소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월동무 농사를 짓는 고모씨는 “월동무 출하를 앞두고 기름 값 인상, 요소수 부족 문제가 터져 큰일”이라며 “특히 트랙터에도 필요한 요소수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어 농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민들, 농협에 해결책 마련 호소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당장 농민들이 보유한 트럭에도 요소수가 필요한데 근방 주유소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감귤 출하를 앞두고 농협‧상인들이 감귤을 나르는 데 주로 이용하는 트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산 농산물 성출하기를 앞두고 농민들은 2일 농협 제주지역본부를 방문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관계 부처 대책회의를 통해 현재 요소수가 1~2개월 정도의 여유분이 국내에 남아있으며 그 시간 안에 중국 외 수입대체선을 검토하고 중국 세관 당국과의 협의를 통한 협조 요청 등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요소수 원료는 97% 가까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호주와의 무역갈등으로 석탄 수출입이 중단되면서 석탄을 원료로 하는 요소가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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