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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이슈분석] 김장철 찬물 끼얹는 ‘김장대란’ 보도…“배추·무 가격 상승 일시적”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11-01 조회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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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수급·가격 불안 우려에만 초점을 맞춘 언론 보도들이 줄을 이으면서 김장철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10월 29일 오후 강원도 춘천 서면의 배추밭 모습.



      chr(124)_pipe 올해도 쏟아진 ‘김장 수급 우려’ 기사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안형준 기자  2021. 10. 29


 11월 김장철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김장대란’을 우려하는 언론 보도들이 난무하고 있다. 배추와 무, 양념채소의 가격 급등을 이유로 김장 물가가 불안하다는 내용이 가장 많고, 또 다른 갈래로 “그래서 김장을 담그는 것보다 김치 제품을 사먹는 게 더 싸다”는 쪽으로 김장철 분위기를 몰고 있다. 하지만 시장 종사자들과 농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김장철 초반인 데다 본격적인 김장 성수기인 11월 하순과 12월 상순에는 김장 배추와 무 수급 상황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혹여나 해당 보도들이 김장 수요와 함께 ‘위드코로나’ 국면에서 김치 소비 수요를 위축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나온다.


    배추·무 공급 불안요인 적고

    ‘무름병’도 추가 확산 없을 전망

▲배추와 무, 불안 변수는 크지 않다=지난 10월 초중반부터 도매시장에 김장배추와 무 물량들이 출하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 변수는 때 이른 한파 피해와 중부·강원권 ‘배추 무름병’ 피해 확산 가능성 여부였다. 일부 피해가 확인되고 있지만, 피해가 추가 확산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무름병의 경우 고온다습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특성상 이상고온 현상이 없어지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추가 확산이 주춤하고, 때 이른 한파도 길지 않아 큰 피해로 번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가을배추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재배되는 특성상 품귀 현상이나 가격 폭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와 시장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가을배추는 국내 배추 연간 생산량(평년 214만톤)의 절반가량 차지한다. 지난해 유례없는 긴 장마로 수급 차질 우려가 컸는데, 올해의 경우 공급 측면에서 불안 요인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가을배추와 올 여름 고랭지배추 시세가 좋지 않은 영향으로 올해 가을배추의 재배면적이 1만1893ha로 평년(1만2805ha)에 비해 소폭 감소하지만, 작황이 양호해 생산량은 평년(124만톤)보다 소폭 8% 감소한 118만톤으로 전망했다. 가을무도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소폭 감소해 생산량은 평년 대비 조금 줄어들 전망이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대아청과의 김명배 기획팀장은 “배추와 무 출하 물량이 평년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평년 상황을 보면 김장철 생산 물량이 워낙 많은 편이기 때문에, 평년에도 물량 자체가 남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일부 생산량이 감소한다고 해도 수급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김장 수요는 지난해 수준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0월 7~12일 소비자 6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인가구 기준 김장 규모는 배추 22.1포기로 지난해(21.9포기)와 비슷했다. 평년(22.8포기)에 비해서는 3.2％ 감소했다.
 

 
    김장철 초반 가격 변동성 커져

    평년대비 다소 높게 시세 형성

    “11월 출하량 늘면 안정 찾을 것” 

    일부 양념채소 강세 보이지만 

    주요 재료 건고추 전년비 폭락 

▲현 시세는 일시적인 변수에 따른 것=‘김장대란’ 우려의 근거로 거론되고 있는 부분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배추와 무 가격이 평년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김장철 초반, 가격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10월 22~29일 가락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 10㎏들이(3포기) 상품 평균 경락가는 6000~7000원대로, 지난해 5000~6000원대보다는 높지만 2019년 9000~1만원대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무도 올해 같은 기간 20㎏상자 상품 기준 1만~1만1000원대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산지와 소비지 여건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지목된다. 산지 상황을 보면, 잦은 비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아주심기(정식) 시기가 5~7일 빠른 편으로 산지 출하시점이 전년보다 빨랐다. 이와 맞물려 무름병과 한파 등의 영향으로 강원 지역에서는 김장 시기를 평소보다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 앞당겼는데, 이런 수요들이 최근 시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11월 ‘위드코로나’ 국면 전환을 앞두고 외식 소비가 늘 것이라는 기대 심리에 힘입어 식당·음식점들이 식재료 준비에 나서는 움직임이 일면서 시세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가을배추는 최근 소비 변수가 맞물리면서 평년보다 다소 높은 시세가 형성되고 있지만, 11월 들어 출하물량이 늘어나면 수급과 가격 모두 안정을 찾을 것이다. 무는 지금 시세보다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마늘, 쪽파 등 일부 양념채소 품목은 작황 부진에 따라 가격이 상승했다. 다만, 김장 부재료 중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건고추 가격은 생산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월 28일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의 건고추 시세는 화건 상품(600g) 기준 평균 6700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000원대에 비해 크게 내려앉은 흐름이다.

김장철 수급 불안 우려에 대비해 농식품부는 10월 29일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수급 불안 조짐이 나타나면 11월 하순~12월 상순 기간 배추 출하를 평시 대비 1.37배 확대하고, 무는 수급불안 시 비축물량 1000톤을 푼다는 계획이다. 깐마늘도 비축물량 1000톤을 김장철에 우선 공급한다.


    “언론 수급·가격불안 잇단 보도  

    정보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해” 

▲“김치 담그지 말고 사서 먹으라”는 언론=수급·가격 불안 등을 이유로 ‘김장대란’을 우려하는 언론 보도들도 줄을 잇고 있다. <10월 한파에 채소값 폭등...“김장이 떨려요”>, <추위·병충해로 배추값 25% 급등...‘김장대란’ 오나> 식의 김장 물가가 불안하다는 내용이 주다.

다른 축으로는 <널 뛰는 농산물 가격...김장, 하는 것보다 사는게 더 싸다> 같은 제목의 기사도 적지 않다. 김장 부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포장김치 가격이 김장 비용보다 저렴하다는 게 기사의 요지인데, ‘김포족’(김장 담그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정부의 수급 대책과 함께 대형 김치업체의 대응 전략과 제품군 등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도매시장 관계자는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보도들이 해마다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급 불안을 조장하는 보도의 결론은 가격 상승에 따라 김장을 담그는 것보다 완제품을 소비하는 게 더 싸다는 식으로 한결 같다”며 “올해의 경우 그런 경향이 더 심한 것 같다. 무름병의 경우도 피해 상황을 확대 보도해 불안을 조장하기보다는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점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치 업체들도 언론 보도가 김장철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A김치업체 관계자는 “언론에서 양념채소 가격이 올라 김장대란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배추 가격이 높고 양념채소 가격이 낮았는데, 올해는 반대로 배추 가격은 안정적이고 양념채소 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가격 부담이 큰 고추 가격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생산 단가가 지난해와 올해 비슷한 셈으로, 김장김치 생산과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도 “언론 보도와 달리 양념채소 가격과 수급 문제보다는 정제염과 천일염 등의 소금 수급 차질이 큰 문제”라며 “가격이 대폭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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