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상기후 여파로 김장용 배추·무 수급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산지 생육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이달말께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추·무는 10월 하순 현재 여름작형 막바지 물량과 가을작형 초기 물량이 출하되고 있다. 가격은 공급 증가와 소비부진이 겹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기준 서울 가락시장 배추 경락값은 10㎏들이(3포기) 상품 한망당 6574원이었다. 4000원대까지 내렸던 중순과 견주면 다소 올랐지만 평년 10월 평균(7953원)보다 17%, 지난해(9481원)보다는 31% 낮다.
무는 하락폭이 더 크다. 20㎏들이(10개) 상품 한상자당 8874원으로 평년(1만5578원) 대비 43%, 지난해(1만4791원) 대비 40% 떨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만 10월 넷째주로 접어들면서 중도매인 구매 확대 등 소비증가 경향이 나타나고 가격 변동성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충청에 이어 최근엔 전남 등 가을배추 주산지를 중심으로 무름병이 확산돼 관심이 쏠린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강원·충청 지역은 전체 재배면적의 10% 이상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경남은 2∼3%, 전남 해남은 5∼6%에서 병해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고온다습한 여름에 주로 발생하는 무름병이 가을에 기승을 부리는 건 올가을 날씨가 심상치 않은 것과 관련이 깊다. 가을배추는 빠르면 8월에 아주심기(정식)를 하는데, 8월말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잦았다. 9월말∼10월초엔 이상 고온이 나타났고, 중순 이후엔 기온이 평년 수준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롤러코스터 같은 날씨가 병 발생을 키운 셈이다.
재배면적도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2일 내놓은 ‘2021년 가을 배추·무 재배면적 실측 결과’를 보면 가을 배추·무 모두 평년 대비 각각 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장철 배추 시세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수요 전망도 나쁘지 않다. 농식품부가 소비자를 상대로 올 김장 의향을 조사한 결과 4인 한가구당 배추 구입물량은 지난해(21.9포기)와 비슷한 22.1포기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공급 확대에 주력하면서 소비증대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지 작황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농진청 등을 통해 병충해 방제 등 농가 대상 기술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농협 등을 통해선 약제 할인 공급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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