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 위치한 과일 무인매장. 소비자는 점원과 대면 없이 과일을 고르고 셀프계산대에서 상품 바코드를 인식시켜 신선과일을 구매할 수 있다.
코로나로 비대면 소비 늘어 농식품 관련 점포도 무인화
소포장 상품으로 시장 공략 24시간 운영해 고객들 만족
프랜차이즈 브랜드 확산세
농민신문 이규희 기자 2021. 10. 25
코인세탁소·아이스크림가게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무인매장이 과일·밀키트(Meal Kit·반조리식품) 등 농식품 전문점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하면서 농식품 관련 업종에도 무인사업장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21일 서울 영등포구의 과일 무인매장 ‘오롯’은 이른 아침에도 불을 환하게 밝힌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33㎡(10평) 남짓한 공간엔 사과·포도·감 등 과일 30여 품목과 과일청·건조과일 등 가공품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언뜻 보기엔 일반 과일가게와 큰 차이가 없지만 자세히 둘러보면 특이점이 눈에 띄었다. 점원 없이 24시간 운영되는 무인매장이라는 안내문과 셀프계산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 매장을 찾은 소비자는 점원과의 대면 없이 과일을 고르고 직접 상품 바코드를 인식시켜 결제한다.
과일 무인매장 이용객은 시간에 상관없이 편리하게 과일을 구매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느낀다.
오롯을 방문한 주부 서혜영씨(38·영등포구 신길동)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귀가하는 길에 주 1∼2회 과일 무인매장을 이용한다”면서 “최근 몇년 사이 셀프계산대나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에 익숙해져 비대면으로 과일을 구매하는 데 거부감이 없고, 24시간 간편하게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과일 무인매장 점주 이모씨는 “낮시간 매장에 상주하지 않는 대신 새벽과 밤시간대 하루 3시간 정도 상근하며 과일 발주·배치, 신선도 점검 등 매장관리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30∼40대 주부나 퇴근길 과일을 구매하는 젊은 맞벌이 부부가 주고객층이라 평소엔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낱알 2∼4입들이 소포장 상품을 주로 취급하지만 명절 대목에는 상자단위 판매를 늘리는 식으로 고객을 공략한다”고 덧붙였다.
과일 무인매장은 2019년말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처음 개설된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맹점이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수도권에서 30여개 과일 무인매장이 성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과일 무인매장 프랜차이즈 ‘달콤과일나무’의 배재현 대리는 “청과물 유통업에 10년 이상 종사해 잔뼈가 굵은 바이어가 매일 서울 가락시장 등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깐깐하게 원물을 구매하며, 본사에서 과일을 개별 포장해 바코드를 부착한 후 각 가맹점에 납품하고 있다”면서 “현재 가맹점 개설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점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속 성장 중인 밀키트시장에도 무인매장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밀키트 무인매장의 선두주자인 ‘담꾹’은 지난해 9월 1호점을 개장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현재 지점을 360여개로 늘렸다.
이외에도 밀키트 무인매장 가맹점 확대에 나선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수만 40여개에 이른다.
농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의 무인매장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참가사 가운데 30%가 무인 브랜드였을 정도로 코로나19 이후 무인 창업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늘었다”면서 “대면서비스의 리스크와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다양한 업종에서 무인 모델 접목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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