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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대회의실에서 ‘도매시장 공공성 강화방안 모색을 위한 이해관계자 심층 간담회’가 농특위 주최로 진행됐다. 농특위 위원과 가락시장 도매법인 관계자들이 공영시장도매인제 도입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chr(124)_pipe 농특위 가락시장서 간담회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1. 10. 22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가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에 이어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는 거래제도를 둘러싸고 초반부터 과열 양상을 띠었다. 농특위가 도매시장 공공성 강화 논의의 핵심 방향으로 경매제 개선, 도매시장법인의 독과점 문제, 출하자 선택권 확대(공영시장도매인제)를 꼽은 만큼 이해당사자인 도매시장법인의 대응도 적극적이었다.
법인 대표자들은 가락시장 내 공영시장도매인제 도입에 대해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도매시장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거래제도 논쟁이 아니라 공영도매시장 유통 구조 전반의 공익적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의 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20일 오전(비상장품목 중도매인)과 오후(도매시장법인) 각각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거래제도와 관련된 논쟁이 뜨거웠다. 초미의 관심사는 가락시장 내 공영시장도매인제 도입 부분이었다. 이와 관련, 농특위는 농어업분과위원회 경영안정소분과에서 최근까지 공영시장도매인제 도입 검토를 위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공영시장도매인제는 지자체와 생산자단체 등이 공동출자해 시장도매인을 세우고, 거기서 발생한 수익금을 농산물 가격 보전에 쓴다는 것으로, 전남형 공영시장도매인제로도 불린다.
법인측 ‘시장도매인’ 도입 반대
중도매인은 찬성 입장이지만
‘공영’ 시장도매인제엔 부정적
▲시장도매인, ‘공영’ ‘민영’ 온도차=가락시장 중도매인과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들은 각각 다른 이해관계 속에서도 가락시장 내 공영시장도매인제 도입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냈다. 애초부터 도입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도매법인과 달리 간담회에 참석한 중도매인들은 강서시장과 같은 민간 운영의 시장도매인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공영시장도매인제를 보는 시각에는 온도차가 있었다.
비상장품목 중도매인인 이경우 (주)복일농산 대표는 “근본적으로 공영시장도매인제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상징적인 측면에 그칠 뿐이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하영 청솔농산(주) 대표는 “전남형 등 공익형 시장도매인제를 시행한다면 생존력에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며 “중도매인이 중심이 되는 민간형 시장도매인제를 같이 만들어 경쟁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도매시장법인들은 가격보전을 전제로 한 전남형 시장도매인의 경우 전체 농산물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를 꺼냈다.
이상용 대아청과 상무는 “전남형에 대한 논의는, 한 지자체의 정책이 다른 지자체와 출하자 전체에 미칠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겨울 제주도의 양배추 가격이 안 좋았다. 그러다보니 제주도가 정한 일정 기준보다 도매가격이 낮으면 차액을 보전해줬는데, 품질이 낮은 물량까지 무작위로 도매시장으로 몰리면서 양은 양대로 넘치고, 양배추 가격이 전체적으로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사례가 있다”고 환기했다.
소비지 판로 개척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상헌 한국청과 대표는 “가락시장에서 장사를 하려면 최소한 일정 기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전남 등 지역에서 올라올 경우 판매처가 없는데, 어디에 팔 수 있겠냐”며 가락시장에서 기존 유통주체들과 경쟁하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가락시장 하품 위주 경매로
농산물 기준가격 하락하면
결국 전체 농민 피해” 주장도
▲경매제 위축되면 소농 피해 불가피=도매시장법인들은 시장도매인제 도입시 기준가격이 되는 가락시장 경매가가 하락하는 등 경매제의 본래 기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원석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가락지회장(중앙청과 대표이사)은 “시장도매인은 백화점 등에 납품할 수 있는 상품화된 좋은 물건만 가져간다.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면 경매는 하품만 경쟁하게 된다. 경매제의 가격 형성이 어렵게 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출하하는 사과가 1000개 있는데 서로 사고 싶어하는 사과는 100~200개밖에 안 된다. 그 물량을 시장도매인이 처리하고 나머지 800개를 경매하면 기준가격은 폭락한다”고 말했다.
홍성호 동화청과 대표는 “동화청과의 출하 농가가 6000명이 넘는다. 이 중 연간 1000만원 이하 납품하는 농민이 60%가 넘는다. 그리고 1000만원 이상이 30~40%로 그 중에서 대농으로 얘기할 수 있는 농민은 10~15%, 즉 1000명밖에 안 된다”며 중소농들을 대상으로한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본부장은 “경매제를 고수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상인에게 전권을 주고 자유 거래하는 시장도매인 형태를, 공영도매시장에 도입하겠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제도 논쟁보다 유통구조 전반 살펴야=거래제도 논쟁과 관련해 이원석 지회장은 “논쟁 중인 거래제도들은 20년 전에 나온 학설이다. 거래제도가 좋다, 나쁘다의 문제는 여기서 멈추고 학자들한테 맡기면 좋겠다”며 “그 대신 우리는 분산 방법, 물류 개선 방법, 그리고 포장, 농산물의 등급화 등 공영도매시장 전반의 유통구조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인지, 또 농민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상용 대아청과 상무는 “도매시장 공공성 강화는 도매시장법인의 공익기능 강화 쪽으로 초점을 맞춰졌으면 한다. 도매시장법인이 정체성을 가지고 본인에 부여받은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고, 시류에 맞춰 변화시키고 진화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도매시장법인이 부족한 것은 물론 있다. 법인이 부여받은 역할과 기능을 통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과 콘텐츠를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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