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응찰 많은 중도매인 5명의 비중이
전체 단톡 응찰 건수 60%에 육박
경매 시 단독 응찰 많고
응찰 시간도 짧아 공정하지 못해
농수축산신문 박현렬 기자 2021. 10. 19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5개 도매시장법인들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가락시장 청과부류 경매 진행방법 개선조치 이행명령 처분 등에 관한 행정심판’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판결문에서 “서울시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에는 전광판에 출하자명, 출하지역, 품목, 수량, 등급 등이 표시되면 경매참가인은 응찰기를 조작해 경락 희망가격을 제시하고 경매사는 최고가격 응찰자에게 경락시키는 방법으로 경락 후 전광판에 낙찰자 번호, 낙찰단가 등이 표시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경매사가 최고가격 응찰자에게 경락시키는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 응찰자 번호를 경매사 노트북에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경매사의 노트북에 표시돼야 하는 사항이 명시돼 있지 않고, 농안법에서 경매사의 업무를 경매 우선순위의 결정, 농수산물의 가격평가, 농수산물에 대한 경락자 결정이라고 담은 내용은 이와 연관성이 없다”며 “이에 도매시장 업무규정에 응찰자 정보 표시를 넣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이 제기한 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에 대해서는 “경매사 노트북에 응찰자 번호 등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부분 때문에 원고들이 받는 불이익은 크지 않다”며 “이에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경매율이 높아진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농협가락공판장의 경우 경매사 노트북에 응찰자 번호를 노출하지 않는 블라인드 경매를 진행했을 때 재경매 건수가 기존보다 감소했다며 판매원표 관리지침 개정에 따라 재경매 조건이 강화돼 중도매인들이 신경 써서 응찰한다는 점을 들며 재경매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고 제언했다.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출하자와 중도매인들이 경매과정을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블라인드 경매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며 “서울행정법원의 이번 판단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도매법인 관계자는 “재판부가 농안법의 입법취지와 경매사 제도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도매법인 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공사는 지난해 7월 21일 가락시장 도매법인과 농협가락공판장에 경매사가 경매 진행 중 응찰자를 알 수 없도록 개설자 조치 명령을 내렸다.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청과부류 주요 25개 품목에 대한 경매 자료의 응찰자 수와 응찰시간을 분석한 결과 1명 단독 응찰·낙찰건수가 전체 3.8%, 경매 개시 후 1초 이내 낙찰건수가 16.5%, 3초 이내 낙찰건수가 59.2%에 달했다”며 “단독 응찰이 많은 중도매인 5명의 비중이 전체 단독 응찰 건수에 60%에 육박해 경매 진행방법 개선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경매 시 단독 응찰이 많고 응찰 시간도 짧아 공정하지 못하는 지적이 지속됐으며 출하자와 중도매인의 보호를 위해 응찰자를 가려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매사들은 “응찰자를 가릴 경우 응찰자 정보를 알지 못해 재경매 발생 증가와 경매지연으로 인한 출하자 수취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농산물 경매는 경쟁 유도를 통해 최고가격에 낙찰돼야 하고 농산물 특성상 신선도 유지를 위해 신속한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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