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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신문] 농안법과 상식에 어긋나는 지정조건(안) ‘논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10-15 조회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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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시장 도매법인 재지정에 따른 지정조건(안) 의견수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농식품부 협의 후 11월 말 확정 예정”


                                                     농업인신문  최현식 기자  2021. 10. 15 


 시설물 관리를 위탁한 관리회사가 입주법인에게 관련 규정과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의 특별약정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입주법인에게 강제되는 특별약정은 ‘지정조건’이라는 이름으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입주법인의 영업권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공개한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지정조건(안)에 관한 내용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관리공사)는 지정기한 만료(2021년 12월 31일)가 다가오는 가락시장의 도매시장법인 5곳(서울청과, 중앙청과, 동화청과, 한국청과, 대아청과)에 관한 지정조건(안)을 공개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있다. 관리공사가 공개한 지정조건(안)은 △일반 지정조건 16개 △항목별 지정조건 10개다. 이중 관련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을 제외하고, 논란이 되는 몇 가지를 짚어본다. 

우선 전자거래시스템에 관한 내용이다. 관리공사는 일반 지정조건 4호에서 자신들이 구축하는 전자거래시스템의 사용을 강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가락시장의 도매시장법인 각자는 이미 10여 년 이상 전자거래시스템을 구축하여 관리공사의 승인 후 사용하고 있으며, 도매시장법인별 전자거래 데이터는 모두 관리공사로 전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리공사가 어떤 의도로 별도의 전자거래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용을 강제하려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일반 지정조건 9호에서는 2025년까지 도매시장법인이 직접 하역하거나 하역 자회사 설립 또는 전문업체와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지난 수십 년 간 관리공사가 하지 못했던 하역체계 개선 의무를 도매시장법인에게 떠 넘기려는 모양새로 보인다. 

특히 농안법 제35조(도매시장법인의 영업제한)은 “도매시장법인은 농수산물 판매업무 외의 사업을 겸영(兼營)하지 못한다. 다만, 농수산물의 선별ㆍ포장ㆍ가공ㆍ제빙(製氷)ㆍ보관ㆍ후숙(後熟)ㆍ저장ㆍ수출입 등의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령 또는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겸영할 수 있다”고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관리공사의 일반 지정조건 9호는 도매시장법인으로 하여금 농안법을 위반하는 하역 자회사를 설립하라는 억지까지 포함하고 있다. 

일반 지정조건 10호의 판매대금 정산조직도 논란이다. 관리공사는 판매대금 정산조직에 대하여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개설자가 추진 중인 법인 통합 판매대금 정산조직”이라는 말로 정의하며 2025년까지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논의된 바에 따르면 농식품부와 관리공사가 추진하려는 정산조직의 성격은 전혀 같지 않다. 

농식품부가 구상하는 정산조직은 중도매인의 자유로운 복수법인 거래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간 대금정산’이 핵심이며, 주식회사 또는 협동조합 등 정산조직의 형태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의 합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관리공사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간 대금정산 뿐만 아니라 도매시장법인의 출하자 대금정산까지 포괄하는 통합정산조직을 구상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이 출자하고 있는 ‘서울농수산물도매시장정산(주)’를 통합정산조직으로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 도매시장 관계자들에게 알려진 공공연한 내용이다.

또한 정산조직의 도입에 대해서는 유통인들의 반대가 우세한 상황이다. 이는 막대한 설립비용과 운용자금, 약 800억 원대로 추정되는 가락시장 중도매인의 악성 미수금, 신용거래 및 완납장려금의 축소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설현대화와 관련하여 시설물의 철거 또는 이전비용 및 신축 건물에서의 시설비용을 도매시장법인이게 자부담시키고, 관리공사의 철거 및 이전요구 등을 지연할 경우에는 손해배당 등을 부담해야 한다는 일반 지정조건 13호도 논란이다. 이미 지난 2017년 지정조건(안) 논의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개설자가 기간을 정하여 기존 시설물의 철거 또는 이전을 요구하거나 영업구역을 조정할 경우 지체없이 이에 따라야 하며...”)에 대하여 농림축산식품부가 해당 내용의 삭제를 지시하는 검토의견을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총괄팀 관계자는 “현재(14일 기준) 농업인단체와 중도매인조합, 도매시장법인 공동으로 총 3건의 의견서가 접수됐으며, 접수된 의견서를 바탕으로 이해당사자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정조건의 경우 농식품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최종 확정은 11월 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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