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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기자수첩] ''한식 밀키트'' 식재료, 한국산이어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10-14 조회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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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한식 밀키트'' 식재료, 한국산이어야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1. 10. 13


 2018년 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에 들어서자마자 펍 주인인 까이 씨는 한국인인지를 묻고는 잠시 들어오길 권했다. 그러더니 떡볶이를 먹어보란다. 단맛이 전혀 없는 고추장 범벅의 떡볶이. 2019년 그 가게를 다시 찾았다. 주인은 1년전을 기억하고 떡볶이를 가져왔다. 이번엔 유튜브에서 레시피를 보고 따라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보다 단맛은 가미됐지만 우리 떡볶이는 아니었다. 그에게 한국산 떡볶이를 사먹으면 되지 않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BTS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팬클럽 아미인 자신이 직접 만들고 싶다’였다.

이처럼 K-FOOD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완제품보다는 자신의 정성이 조금이라도 더해진 한식을 원한다. 그렇게 해야 SNS에 한식 요리를 자랑하고 ‘좋아요’도 더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한류열풍이 강하게 부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식 밀키트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짧은 조리시간으로 한국에서 먹는 것과 같은 한식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한식 밀키트의 장점으로 꼽는다.

그런데 이 장점의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밀키트 구성품의 상당수가 수입산이기 때문이다. 일부 밀키트 제품의 원산지를 보면 소고기는 미국산, 고춧가루는 중국산, 황태는 러시아산으로 표기돼 있다. 물론 대파, 양파 등 국산도 있다. 수입산의 비중이 크다는 아쉬움이다. 한식 밀키트가 해외 수출 비중을 높이고 있는 요즘 해외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소개하기가 주춤해지는 이유다.

해외로 수출되는 한식 밀키트의 구성품을 국산으로 만드는 일, 과한 바람일까. 프레시지가 ‘식재료의 90% 이상을 국내 농산물로 구성한 밀키트 제품을 하루 최대 10만개 이상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격이 걸림돌이 된다면 오히려 프리미엄 제품으로 한식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이는 해외 소비자들을 위한 선택만은 아니다. 밀키트를 수출한다는 것, 국산 농산물 수출의 새로운 길이기도 하다. 일례로, aT와 산림청이 지난해 중동 밀키트업체와 함께 한국산 표고버섯을 활용한 비빔밥과 불고기덮밥을 런칭했는데, 한국 표고버섯이 중동에 진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눈여겨 볼만 하다.

가장 한국적인 K-FOOD의 맛을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이 한식 밀키트라는 데 동의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진짜 한국적인 K-FOOD는 한국산 식재료로 만든 한식이지 않을까?

까이 씨와 만난지 2년이 지났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방콕에서 그를 만나 떡볶이 안부를 물을 것이다. 여전히 실력이 나아지지 않았다면, 태국시장에 수출됐을 떡볶이 밀키트를 권하려고 한다. 이 때 ‘한식은 역시 한국산이어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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