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영도매시장 농산물 유통의 50% 이상을 취급하고 있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면서 생산농가와 시장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28일 가락시장 시장종사자 코로나19 누적확진자 수는 582명으로 추석 성수기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과일·과채류를 가장 많이 취급하는 중앙청과(주) 주거래 중도매인 다수가 추석 성수기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중앙청과의 과일·과채류 거래는 추석 직전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중앙청과로 출하될 예정이었던 과일·과채류가 시장 내 다른 도매시장법인이나 인근 도매시장으로 이동되면서 제 가격을 받지 못했다는 출하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방역당국과 서울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추석 휴장일을 이틀 앞당기면서 출하를 서둘러야 했던 생산자는 물론 추석 대목에 농산물을 제 때 판매하지 못한 중도매인 모두 피해를 봤다.
경북 김천에서 샤인머스캣을 출하하는 한 농가는 “중앙청과에서 경매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다른 법인으로 출하했는데 가격이 좋지 않았다”며 “시장 내 코로나19 발생으로 소비가 위축돼 가격이 떨어졌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충주에서 사과를 출하하는 농업인도 “경매사에게 사과 경락가격에 대해 항의하니 시장 내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예상보다 가격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사과, 배는 명절 대목 특수를 기대하는 심리가 있는데 올 추석 수취가격은 형편 없었다”고 토로했다.
중앙청과 주거래 중도매인들의 경우 추석 전 판매를 위해 낙찰을 받은 물량을 제때 팔지 못해 버려야 했으며, 동화청과와 한국청과 주거래 중도매인들의 경우 추석 때 팔지 못한 재고가 지금까지 시장 곳곳에 쌓여있다.
정인실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에 거래처에서 당분간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도매인들의 판매처가 막혔다”며 “재고 처리도 어려운 상황에서 출하된 농산물을 얼마나 구매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강서농산물도매시장도 추석 이후 5명,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달 27일 2명, 28일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김성수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방역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며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평년에는 명절 특수가 성수기부터 명절 이후 일정 기간까지 유지되는데 반해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격지지가 힘들어 당분간 출하자와 중도매인의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엽채류, 과채류, 과일류 등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추석 이후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추가 발생을 막고 중도매인들의 끊어진 판매선이 복구돼야 가격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소 중도매인 관계자 역시 “가락시장은 불특정다수가 이용하고 출입문도 너무 많아 방역에 어려움이 많다”며 “선제검사를 이틀에 한 번 받고 있어 영업시간과 쉬는 시간도 부족하지만 시장종사자 모두 확산세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산지와 소비지에서 알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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