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추산업연합회 임원들이 16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고추가격 안정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건고추값 ‘빨간불’...“정부 5000ｔ 이상 수매 나서야”
농민신문 하지혜 기자 2021. 9. 17
한국고추산업연합회(회장 홍성주·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건고추 수매비축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최근 건고추 산지가격 급락으로 수매비축 등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본지 9월15일자 7면 보도), 연합회가 농민들의 뜻을 각계에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협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올해 고추 생산량이 재배면적 증가와 양호한 작황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나 건고추 산지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침체까지 이어지고 있어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북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의 건고추 화건 600ｇ(한근)당 평균 경락값은 8월 1만원에서 9월 들어 7000원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생산량이 증가한 만큼 이대로 가다간 7000원선도 무너질 것이란 게 주산지 농협 조합장들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정부가 5000ｔ 이상의 건고추를 8500원 이상(600ｇ 기준)에 수매해 건고추값 하락세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덕근 전북 고창농협 조합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인건비가 폭등한 데다 농자재값도 많이 인상됐다”며 “정부가 건고추 화건 600ｇ당 최소 8500∼9000원에 수매해줘야 고추농가들도 다음 생산을 이어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전용국 충남 안면도농협 조합장은 “현재 정부의 건고추 비축물량은 1400여ｔ에 불과하다”며 “향후 수급 조절을 위해서라도 올해산 수매비축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수매비축 촉구 건의문을 전달하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 소비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등 건고추값 안정화에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홍성주 회장은 “고추는 우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임에도 농가 고령화, 높은 노동 강도, 수입 냉동고추 공세 등으로 산업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10월 안에 수매에 나서도록 적극 건의하고, 필요하다면 시위·집회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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