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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매일경제가 주최한 제22회 세계지식포럼에서 14일 `김치 세계화 는 가능한가`를 주제로 세션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좌장),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 장 부스케 프랑스 몽펠리에대학교 명예교수. [정혁훈 기자]
장 부스케 佛몽펠리에大 교수 "韓 코로나 사망률 낮은 건 김치 덕분"
설포라판 등 영양성분 많고, 발효때 나오는 젖산균이 항산화 기능
세계김치연구소 "아삭한 질감에 외국인들 관능적 매력 느낀다"
이하연 김치협회장 "한 식품만을 위한 냉장고, 프랑스와 한국 뿐"
매일경제신문 정혁훈 기자 2021. 9. 15
"한국에서 코로나19 사망률이 낮은 것은 김치와 관련이 깊다는 게 저의 연구 결과입니다."
장 부스케 프랑스 몽펠리에대학교 폐의학과 명예교수는 14일 매일경제가 주최한 제22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부스케 교수는 ''김치 세계화는 가능한가''를 주제로 서울클럽에서 열린 세션에서 "한국에서 수천년 역사를 지닌 김치는 배추와 같은 채소를 다양한 양념과 함께 발효시킨 식품"이라고 정의하면서 "배추는 물론 고추가루, 생강, 마늘 등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가 코로나19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부스케 교수에 따르면 배추에는 설포라판(항산화물질)과 비타민D, 마늘에는 알리신, 고추에는 캡사이신, 생강에는 진저롤 등 영양 성분이 있는 데다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젖산균이 인체 내 항산화 시스템인 Nrf2(Nuclear fact erythroid 2-related fact 2)와 상호 작용하면서 인체 내 유해한 활성 산소를 제거한다. 또한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TRPA1(통증수용체)이 야기하는 문제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TRPA1은 기침이나 코막힘, 설사, 폐손상 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스케 교수가 이처럼 김치에 주목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망률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는 데 주목하면서부터다. 부스케 교수는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유독 동유럽과 지중해 국가들에서 사망률이 낮았다"며 "그 이유를 추적해보니 발효 채소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게 부스케 교수의 설명이다. 예컨대 이탈리아 내에서도 북부 산업지역에서는 사망률이 높은 반면 남부 농촌지역에서는 사망률이 낮았는데, 그 이유도 야채 섭취 여부였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내에서도 사망률이 낮은 지역을 보면 대부분 카사바라는 발효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곳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인도 뭄바이 슬럼가에서는 전체 인구의 50%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음에도 사망률은 매우 낮았는데, 그 이유도 발효 채소와 향신료 섭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부스케 교수는 "브로컬리와 고추, 생강 등 채소를 활용한 임상실험에서도 이들 채소를 섭취한 뒤 불과 몇 분만에 기침이나 피로 등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김치는 코로나19 예방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세션의 좌장을 맡은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가 "향후 김치에 대해 더 규명하고 싶은 내용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부스케 교수는 "코로나19의 심각한 증상을 김치가 완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앞으로는 코로나19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다 장기적인 임상시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김치 세계화, 가능성과 전략'' 발표에서 "전세계에 다양한 발효식품이 있지만 김치는 한국만의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김치는 △익히지 않은 생채소 활용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활용해 식물·동물성 유산균 동시 섭취 △저온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유산균의 다양한 건강 기능성 △어떤 채소류도 활용할 수 있고 지역과 계절에 관계없이 만들 수 있는 확장성 등에서 다른 발효 식품과 분명하게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김치는 시고 달고 짜고 매운 다양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적 맛을 갖고 있는 데다 절임 식품임에도 아삭한 질감을 갖고 있어 외국인들로부터 관능적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여기에 더해 면역 증진과 항암, 비만 예방 등 다양한 건강 기능성으로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치가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박 연구원은 "유통 과정에서 과숙성될 수 있다는 점, 시간이 지나면서 포장이 부풀어 오르는 점, 처음 접한 외국인들에게는 매운 맛이 강하다는 점 등이 개선 과제로 꼽힌다"고 말했다. 또한 치즈가 한국 시장에서 자리잡는 과정을 참고해 김치 세계화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처음에는 발효 정도가 약한 치즈에 익숙해진 한국 소비자들이 요즘은 곰팡이 핀 치즈까지도 좋아하게 되지 않았냐"며 "김치도 처음에는 현지인 입맛에 맞춘 약한 맛으로 시작해 점차 한국적인 맛으로 넓혀가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김치 전문가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김치의 역사와 문화, 과학적 기능성을 잘 알면서 실제로 김치를 만드는 것까지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가 한국에는 너무 부족하다"며 "한국은 물론 해외를 무대로 김치를 전파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장의 김치 만들기 시연이었다. 이 회장이 이날 만든 김치는 ''콜라비 석박지''였다.
이 회장은 "무와 유사하면서도 당도가 훨씬 높은 콜라비는 보름달처럼 둥근 데다 추석을 맞이해 사람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라는 뜻에서 다양한 채소와 양념을 섞어 만드는 석박지가 어울릴 것으로 보고 콜라비 석박지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만든 콜라비 석박지에는 배추, 콜라비에 더해 고추가루, 마늘, 생강, 새우젓, 멸치액젓, 갈은 배, 다시마 육수, 찹쌀 죽, 쪽파, 갓 등 다양한 채소가 들어갔다. 이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식품을 위해 별도 냉장고를 만든 나라가 프랑스(와인 셀러)와 한국말고 더 있느냐"며 "한국의 김치는 젓갈이 들어간 덕분에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면서 감칠 맛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치는 얼마나 숙성해야 제일 맛있냐"는 민 교수 질문에 이 회장은 "섭씨 4~8도에서 20일 정도 숙성하면 제일 맛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김치가 이렇게 우수한 식품임에도 국내 식당 중에서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곳은 30%를 넘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사실"이라며 "보리밥에는 열무김치, 삼겹살에는 묵은김치, 쇠고기에는 백김치가 어울리듯이 각기 다른 주 메뉴에 어울리는 김치 레시피를 개발해 소비자들이 김치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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