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쟁점사항
농신보 출연, 기대에 못 미쳐 충분한 예산 확보 노력 필요
농업회의소 법제화 논의 주목 공청회·합의 도출 만만찮을 듯
농민신문 홍경진 기자 2021. 9. 6
‘2022년 정부예산안’이 3일 국회에 제출되면서 정기국회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야는 9월1일부터 12월9일까지 100일 동안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예산안·법안 심사와 국정감사를 집중 진행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 예산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농업계는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이 16조6767억원 규모로 편성되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올해와 견줘 2.4% 증가한 것으로, 모든 부처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낮아 ‘농업 홀대’라는 비판이 높다. 정부 전체 예산은 올해보다 8.3% 확대 편성됐다.
재정당국이 먹거리 관련 3개 사업인 ▲임산부 친환경농식품 지원사업(196억원) ▲초등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217억원) ▲저소득층 농식품바우처 지원사업(157억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 점도 불만을 사는 대목이다. 한국친환경농업협회는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계층의 먹거리 기본권을 확대하고 국내 농업을 보호하는 사업은 적극 추진돼야 한다”며 이들 사업의 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영세농과 신규농에 자금줄 역할을 하는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 출연도 기대와 달리 500억원만 반영돼 아쉬움을 낳는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농신보 출연이 일부만 반영됐다”며 “국회에서 충분한 예산 확보를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달 중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농업회의소 설치를 법제화하는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안’ ▲임업직불제 도입 근거를 담은 ‘임업·산림 공익기능 증진을 위한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과제의 하나인 농업회의소 법제화는 이미 발의된 4건의 의원입법안과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입법안을 병합 심사한다. 농식품부가 별도의 정부안을 낼 정도로 법제화에 의지를 보여 국회 논의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제정법안인 만큼 공청회 절차가 필요하고 농업계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만만찮아 속도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임업직불제 법안은 정기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 법안으로 꼽힌다. 앞서 6월 농해수위 법안소위 상정이 불발됐지만 당시 의원들은 제도 도입을 반대하기보단 직불금 단가체계 등을 구체화하는 등 법안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여러 보완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돼 여야의 반대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법안이 처리되면 내년부터 임산물 생산과 육림업에 종사하는 임업인들이 공익직불금을 받을 수 있다.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고향세법) 제정안’도 농업계의 관심거리다. 여당이 법사위 장기 체류 법안을 소관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의결로 본회의에 직접 부의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마지막 국정감사는 10월1∼21일 실시한다.
농해수위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건으로 불거진 농지 관리문제, 외국인 근로자 숙소문제를 비롯한 농촌 인력난, 탄소중립 관련 농업분야 대응, 문재인정부에서 지속 축소된 농업 예산 비중 등에 대한 질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수입 농축산물 사용을 부추기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군급식을 개선하겠다는 국방부 정책은 국방위원회에서 쟁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서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 비준도 정기국회의 현안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일 림 족 호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사무총장과 가진 화상회담에서 알셉 조기 비준과 차질 없는 이행에 뜻을 모은 만큼 이달 중 비준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 초대형 자유무역협정(FTA)인 알셉 발효 땐 열대과일류 수입이 크게 늘어 국산 과일과의 경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박재홍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FTA 폐업지원제가 일몰로 올해 사라지고 FTA 피해보전직불제도 2025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며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려면 이들 제도를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피해보전직불제의 발동 요건과 보상 수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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