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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늘 가격은 얼마?’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마늘 경매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이 경매 시세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출발, 마늘 유통구조 개혁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1. 8. 29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2018년 마늘 수급위기와 2019년 대폭락 사태를 계기로 탄생한 조직이다. 다른 어느 품목조직보다 자기 품목 산업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며 그 개선과 개혁은 이들에게 숙명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
창립 후 불과 2년, 마늘협회는 마늘의무자조금을 발족하고 벌써부터 재배면적 실사, 재배의향 조사, 경작신고제 도입 등 괄목할 만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아직 모든 것이 만족할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양파와 함께 농정사상 최초의 생산자 자율 수급조절 체계를 가시권에 들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생산자 자율 수급조절은 마늘산업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데 있어 하나의 부품에 불과할 뿐이다. 부품 하나로 기계를 돌릴 순 없다. 생산자가 주도적으로 수급을 조절하고 농식품부가 적극적으로 보완에 나선다 한들 어느 한 구석에서 편익을 독차지하는 상인들이 있다면, 국산의 줄어든 자리를 채워내는 수입마늘이 있다면 마늘산업은 개선은커녕 암덩이를 더 키우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의무자조금은 마늘협회로선 생각지도 못했던 발판이었다. 농식품부가 제시한 설계를 마늘협회가 받아들여 충실히 실현해낸 것이 지금의 성과들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반대로 마늘협회가 농식품부의 손을 잡아끌어 나머지 공백을 채워야 할 차례다. 현장에서 직접 농사지으며 현실과 부딪히고 있는 마늘협회라면 농식품부가 엄두낼 수 없는 절박한 문제들을 테이블 위로 끄집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은 마늘협회의 창립기념일이었다. 협회 창립 2주년을 맞아 마늘산업 발전과 관련해 누락된 과제들을 구체화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할 필요성이 회원들 사이에 공유됐고, 그 첫 번째로 유통구조 문제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다. 24일 마늘 유통구조 개혁 토론회는 그렇게 기획됐다.
마늘은 매우 복잡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역별, 품종별로 수확시기와 수확량이 천차만별이면서 주대마늘·피마늘·깐마늘 등으로 시장이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저장이 용이하고 최종 소비수요가 깐마늘로 수렴되는 탓에 거상들이 발달하게 됐고, 이들 거상이 시장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거상들을 견제해야 할 농협은 시설·판로부족과 적자, 거상 중심의 기득권 유통구조에 치이느라 좀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수입조차 눈에 보이는 원물이 아니라 냉동·혼합양념·가공식품 형태로 이뤄져 추적이나 관리가 수월치 않은 품목이다.
마늘산업 발전을 위한 수많은 과제들 가운데 우선 유통구조 개혁 하나를 골라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보다시피 그 하나조차 간단한 주제가 아니다. 논점을 정리하기 위한 마늘협회 내부 논의부터가 난관에 난관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토론은 궤도에 올랐고, 이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구조가 복잡할수록 사각이 많이 생기고 부조리는 그런 사각에 쌓이게 마련이다. 복잡한 마늘 유통구조의 구석구석을 비춰보고 뜯어고치려는 시도가 마늘 생산자들의 손길에 의해 지금 막 시작됐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감히 손대지 못했던 마늘 유통구조에 마침내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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