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자 동의 없이 작성된 위조송품장과 허위 정보 등록 등으로 인한 출하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하역업체 업무내역서
하역비 장부 보관의무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농수축산신문 박현렬 기자 2021. 8. 10
도매시장 출하자가 물품 대금을 지급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출하자가 법적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이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구비하기 어려워 주의가 요망된다.
실제 최근 강서농산물도매시장에서 이 같은 사례가 불거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강형윤 북안동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강서농산물도매시장 내 시장도매인인 주인농산과 2017~2018년에 걸쳐 거래한 뒤 물품 대금 3억6600여 만 원을 받지 못했다며 소를 제기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판단은 법원에서 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제기되는 문제는 송품장 위조, 출하자 정보 허위 등록, 출하자와의 특약 없이 출하된 농산물에 대한 정산지연, 출하자 동의 없이 임의로 선대금 약정, 하역업체 문제 등이다.
이에 재판과정에서 들어난 사실을 통해 출하자들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 송품장 사본 확보해야 피해 막을 수 있어
출하자인 북안동영농조합이 작성한 적이 없는 송품장이 거래신고소와 시장도매인정산조합에 제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인농산은 출하자가 송품장을 보내지 않아 물량대로 송품장을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주인농산은 송품장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받은 물량대로 송품장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출하자가 보낸 송품장이 불완전했다면 보완을 요청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그러한 요청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만약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했을 때 송품장이 운송기사를 통해 도매시장법인 측에 전달이 안 됐다면 법인 측에서는 송품장이 없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경매사들이 경매 후 출하자들에게 연락을 통해 일일 동향과 출하량 등을 확인하는 이유는 혹시 모를 출하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북안동영농조합 측에서는 주인농산에서 송품장을 작성한다는 사실에 대해 고지 받은 적이 없다.
북안동영농조합은 청량리나 영등포 시장에서도 농산물 판매를 희망했다. 하지만 공영도매시장이기 때문에 출하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강서농산물도매시장으로 출하한 게 오히려 피해를 본 것이다.
강 대표는 혹시 모를 출하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송품장을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거나 사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출하자는 송품장을 작성해 도매시장법인 또는 시장도매인에게 제출하고, 도매법인 또는 시장도매인은 출하자에게서 받은 송품장의 사본을 도매시장 개설자가 설치한 거래신고소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뿐만 아니라 주인농산과 북안동영농조합의 거래 정산서를 보면 출하자인 북안동영농조합의 주소지는 경북 안동시 녹전면 녹지로이나 주인농산이 관리하는 정산서에는 출하자 주소지가 경남 김해시 안동으로 기재돼 있다. 결국 출하자는 주인농산과 거래하는 동안 주인농산이나 정산조합으로부터 정산서를 제공받지 못했으며 거래내역에 대한 문자메시지 조차 받은 적이 없다.
이에 출하자들은 도매시장 유통인과의 거래 과정에서 정산서를 받지 못한 경우 정산하는 측에 정산서를 요구해야 혹시 모를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거래 당사자 신변 확인도 필수
북안동영농조합과 주인농산 측의 거래에서 발생한 문제는 불법전차인 때문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서울시는 주인농산에 대해 농안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시설의 전대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주인농산은 A씨에 대해 보증금을 받고 판매수익을 나누는 방법으로 2017년 10월~ 2018년 8월까지 점포 내 영업을 허용했고 직원이 아닌 B씨의 점포 내 영업도 허용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씨에 대해서도 점포 내 영업을 허용하는 등 불법전대를 한 부분이 드러났다.
문제는 출하자와 이 씨 당사자 간 밀거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엄연하게 주인농산의 점포 내에서 영업을 하고 이 씨가 주인농산에 송금한 내역이 있는 상황에서 이 거래를 밀거래로 봐야할 지 의문이다.
결국 출하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으려면 거래당사자가 믿을 만한 인물인지 문서로 확인하고 관리기구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측에 문의해 답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출하자가 있다면 서울시공사 측에 거래 당사자가 믿을 만한 인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북안동영농조합은 주인농산과 선대금 약정을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이현진 씨와의 관계에서 선대금을 요구한 적이 없다. 출하자 입장에서는 이미 공급한 물건에 대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주인농산과 정산조합 시스템에는 출하자가 알지도 못하는 선대금 등록이 돼 있었다.
출하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선대금이 등록되고 출하자로부터 받은 농산물을 선별적으로 장내에서 거래하면서 선별된 거래의 대금을 수시로 활용하는 식으로 선대금 제도가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도매시장을 관리하는 주체가 있고 개설자의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는 거래 당사자가 있는데 출하과정에서 발생한 피해가 온전히 출하자의 몫이 되고 있다”며 “공영도매시장에서의 출하자 피해를 사전에 막으려면 어떠한 관리와 조치가 필요한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하역업체 관리 철저히 해야
강서도매시장에 반입되는 모든 농산물은 도매법인 경매장이나 시장도매인 점포 앞에 하역된다. 도매법인이나 시장도매인으로부터 의뢰받은 하역업체가 하역 업무를 하고 있는데 자격을 갖추지 못한 하역업체에는 하역을 의뢰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농산 앞에 하역됐던 농산물에 대해 주인농산은 자신이 매입한 농산물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법원이 하역업체인 서남용역에 문의했으나 이에 대한 장부가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서남용역은 하역업무가 각 개발사업자들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하역업무에 대한 자료도 장부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관리조직인 서울시공사가 하역업체에 대한 업무내역서, 하역비에 대한 장부 보관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해야만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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