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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채소값 조금 올랐다고 ‘밥상 대란’ 보도...농심은 무너집니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8-07 조회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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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언론매체 ‘물가주범’ 기사 쏟아내…농민들 ‘허탈감’

              장마·폭염으로 생산량 줄고 인건비는 뛰어 오히려 적자

              떼돈 번다고 오해받기 십상 폭락 땐 무관심 ‘이중 태도’

              입맛대로 통계 분석 문제 농업에 대한 이해 부족 원인

              코로나로 농업계 비상인데 농산물 소비까지 위축 우려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1. 8. 6


 주요 언론매체들이 농산물값 상승으로 밥상 물가가 폭등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어 농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농민들은 생산량 감소 등의 요인을 깡그리 무시한 채 농산물값이 올랐다는 악의적인 언론 보도로 떼돈을 버는 것처럼 오해받기 십상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농업의 특성을 도외시한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농산물값이 물가 폭등 주범이라는 보도 잇따라…농민 ‘반발’=주요 일간지와 경제지들은 최근 상추·시금치 등 엽채류와 수박값이 급등해 장보기가 어려워졌다는 기사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우리가 죄인이냐”며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표시하고 있다.

엽채류를 재배하는 안병선씨(54·경기 이천시 호법면)는 “여름철만 되면 장마와 폭염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 상추 4㎏들이 한상자가 5만∼7만원으로 급등하는 게 다반사였다”면서 “올해는 폭염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크게 올랐는데, 이런 사실에 대한 언급 없이 무조건 농산물값이 올랐다고 보도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서 친환경엽채류를 재배하는 한용래씨(61)도 “엽채류값이 올랐지만, 수확량이 줄고 소비도 감소해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다”며 “이런 보도를 내보내는 저의가 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언론매체가 농산물값에 대해 보이는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종관 충남 부여 굿뜨래수박공선출하연합회장은 “수박값이 오르긴 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대파값이 연초에 크게 오를 땐 난리 치더니, 요즘 값이 폭락하니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건 이중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농민단체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서 이같은 농산물값 보도에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농산물은 품목별·출하시기별 가격 비교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언론매체가 무분별하게 비교해 왜곡된 보도가 나가고 있다”며 “농식품부가 농산물값 보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거나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봉석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은 “확실한 가격 비교 자료를 제공하고 주요 언론매체들은 전반적인 물가 수준과 비교해, 농산물값이 비싼 게 맞는지 정확하게 취재·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농업 이해 부족이 빚은 참사”…소비 위축 우려=전문가들은 주요 언론매체의 이같은 보도가 자의적인 통계 해석과 농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채소류 등락률은 오히려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0.8% 각각 하락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품목 기여도를 반영해야 했음에도 언론매체가 분석을 게을리해 독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시금치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01%포인트에 불과하고, 상추는 그보다 낮다. 시금치·상추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가 폭등했다고 주장하는 건 터무니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할 때 언론매체에 기여도를 고려해 농축수산 쪽보다는 개인서비스와 석유류를 유심히 봐달라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등락률만 보도하면 오해의 소지가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농산물 가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도 이같은 보도가 끊이지 않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김현석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통계 자료를 확인해보면 농산물 물가는 기준연도와 비교해 꾸준히 상승하는 게 아니라 시기에 따라 상승하기도, 하락하기도 한다”며 “농산물값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해서 농산물로 인해 물가가 올랐다고 보도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자극적인 보도로 농산물 소비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황정석 동화청과 채소2본부장은 “특정 품목이 비싸다는 보도는 농산물 소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소비가 위축됐는데 이같은 보도가 이어져 농산물 소비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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