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가격정보 변경 이유는
‘특, 상, 보통, 하’로 정보표시 농관원 품질등급으로 인식
가격군별 물량 가중치 반영 고가, 중가, 저가, 평균 체계로
거래방법별 반입량, 값 정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선
이르면 올 연말 시범 도입
농민신문 하지혜 기자 2021. 8. 2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가격정보 체계 개선에 나선 것은 그간 가락시장 가격정보가 정확한 유통정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 중인 가락시장 가격정보는 기본적으로 당일 가격 서열에 따라 물량 가중치를 적용해 ‘특·상·보통·하’로 산출된다.
물량 가중치는 품목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가격 상위 5%의 평균가격이 ‘특’, 35%는 ‘상’, 40%는 ‘보통’, 20%는 ‘하’로 산출된다. ‘특·상·보통·하’ 등급별 가격이 실제 농산물의 품질 등급과 무관하게 정해지는 셈이다.
공사는 1985년 서울 가락시장 개장 이래 줄곧 현재와 같은 가격정보 체계를 유지해왔다. 생산자의 농산물 등급 표기가 주관적인 데다 축산물처럼 공인된 등급판정제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생산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한 등급으로 농산물을 출하하다보니 정확한 등급 판정에 따른 가격 산출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모를 경우 ‘특·상·보통·하’ 등급별 가격정보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정한 품질 등급이 반영됐다고 오해하기 쉽다는 점이다.
이뿐 아니라 같은 품질 등급의 농산물이라도 시차를 두고 가락시장에 출하할 경우 반입물량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가격 왜곡이나 등급별 가격의 기준, 객관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공사는 올해 유통정보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해 등급별 가격 산출체계를 대체할 방안을 도출했다. 기존 등급 구분을 폐지하고 물량 가중치가 반영된 고가 평균, 중가 평균, 저가 평균으로 가격을 산출하는 방안이다.
향후 전환되는 가격군별 물량 가중치는 전문기관 연구용역 결과를 참고해 고가 평균은 상위 20%, 중가 평균은 중위 60%, 저가 평균은 하위 20%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품목별로 경매, 정가·수의 매매, 전자거래 등 거래방법별 반입량·가격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겼다. 출하자가 다양한 거래방법을 비교하고 원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개편 예정인 가격정보 체계는 우리나라와 같이 도매시장 유통이 주류를 이루는 일본에서 시행 중인 체계와 유사하다. 일본은 고가·중가·저가 등 3개 단위의 가격정보와 함께 경매·입찰, 제3자 판매, 상물분리 등 거래형태별로 거래물량과 가격정보를 제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올 5∼6월 진행한 ‘서울시공사 유통정보 이용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6%가 기존 가격정보의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 응답자의 69.7%가 일본식 가격정보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승로 공사 유통조성팀장은 “이번 개편으로 거래방법별 거래 비중과 품목별 가격 분포 등에 대한 유통정보 이용자들의 이해도·편리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부 시스템 개발을 거쳐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개편 체제를 시범 도입하고, 2년 이상 기존 체계와 병행하면서 이용자들의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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