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 옥수수 5600㎥ 농가
수확 포기하고 사료용 쓰기로
화천선 애호박 213톤 폐기도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2021. 7. 30
“언제까지 널뛰기하는 농산물 가격을 농민들은 가슴조이며 지켜만 봐야 합니까.”
강원 영월에서 옥수수 5600㎥를 심어 25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예상했던 박모씨는 가격하락과 노동력 부족으로 수확을 포기하고 사료용으로 쓰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는 급속하게 얼어붙어 가격은 하락하고, 인력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여름 폭염으로 수확 비용도 증가하고 있어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박씨는 소비자가 직접 밭에서 옥수수를 수확해 가는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효과는 없다.
200여 농가에서 800ha의 옥수수 농사를 짓는 영월군은 본격적인 수확철에 접어들었지만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여름철 간식용으로 먹는 옥수수 수요가 크게 줄면서 지난해 한 개 600원 정도하던 것인 지금은 200원 정도여서 인건비도 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7월 26일 애호박 생산단지인 화천군에서는 출하비도 건지지 못하는 애호박 213톤을 폐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농업인들은 “폐기보상금으로 8kg 한상자당 5200원을 받아 겨우 생산비를 건지지만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을 폐기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고 말한다. 다행히 소비자들이 농업인들의 딱한 사정을 접하고 주문이 늘어 더 이상의 폐기는 멈췄지만 이를 보는 농업인들은 ‘마치 구걸하는 것 같다’며 마음이 썩 유쾌하지 못하다.
고랭지배추도 7월에 가격이 폭락해 출하를 포기하고 산지에서 폐기해 농업인들과 중간상인들이 큰 손해를 보았다.
올해는 봄부터 적당한 비가내리고 큰 자연재해가 없어 대체적으로 농산물 생산이 늘어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농업인들은 파악하고 있다.
현장 농업인들은 “산지 가격은 폭락하며 산지폐기까지 실행하고 있지만 대형마트 등 소비지에서의 가격은 크게 내리지 않고 있다”며 “모든 제품은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는데 농업인들은 자신이 생산한 제품의 가격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구조를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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