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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해수위 추경안 심사, 추가 반영 사업은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2021. 7. 16
2021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농식품부 소관 추경사업의 본회의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농식품부는 ‘농축산물 할인쿠폰’ 1개 사업만을 추경안에 편성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번 2차 추경 재원에 ‘농어촌특별세(농특세)’ 9000억원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농업·농촌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을 편성하지 않은 것이다. 국회 농해수위 심의과정에서 ‘농촌 고용인력 지원’과 ‘농신보 출연 확대’ 등의 사업이 추가 반영됐다.
농축산물 할인쿠폰사업
대형마트 등에 수혜 집중 논란
▲농축산물 할인쿠폰(900억원)=농식품 소비 촉진 및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경감을 통한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한 사업이다. 최대 1만원 한도에서 구매액의 20%를 할인하는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발급한다. 지난해 400억원의 신규 예산이 편성됐고, 올해 본예산에 760억원이 배정, 6월 기준 643억원이 집행됐다.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사업 취지와 달리, 대형마트와 민간 온라인몰에 수혜가 돌아간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회 농해수위 검토보고서에서도 “농축산물 할인쿠폰 사업은 코로나19로 이중고에 처한 농민들에 대한 간접 보조역할과 소비자 지불 가격을 낮추는 직접 보조역할을 해야 하지만, 쿠폰의 사용 시기 동안 유통업체가 농축산물 소비자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국가가 지원하는 보조금이 유통업체의 이익으로 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됐다.
농식품부는 기존 할인행사에 더해 할인쿠폰을 발행하기 때문에 별 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농민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집행 과정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할인쿠폰 사업이 단일품목에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5월까지 사용된 할인쿠폰 560억원의 37.6%가 계란 단일품목에 사용됐다. 사업 효과가 농축산물 전체 품목에 균형 있게 돌아갈 수 있는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유통경로별 농축산물 할인쿠폰 배분에 따른 파급효과도 고려 대상이다. 농축산물 할인쿠폰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대형마트와 민간 온라인몰 이용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전통시장 방문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농축산물 할인쿠폰 전체 발행규모의 80%가 대형마트와 민간 온라인몰에 집중됐다. 농해수위가 부대의견을 통해 할인쿠폰의 전통시장 집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농촌 인력난에 인건비 급등
지원예산 마련 현장 요구 높아
지난 1차 추경서도 반영 불발
농식품부 반영 의지 가져야
▲농촌 고용인력 지원(240억원)=농촌현장의 요구가 가장 높은 지원사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입국이 제한됨에 따라 극심한 인력난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농촌 현장의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농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책정된 예산 240억원은 농번기 15일간, 4만명에 대한 일당 차액을 4만원으로 추산한 금액이다.
지난 1차 추경 당시에도 관련예산 반영이 추진됐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됐다.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는 것에 대한 재정당국의 반대가 원인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소농에 대한 재난지원금도 반영된 전례가 있는 만큼, 농식품부가 의지를 갖고 예산반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용석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부총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농산물 소비 부진, 인력 수급 불안 등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나, 또다시 농축산물 할인쿠폰 외에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직접 지원은 찾아 볼 수 없다”며 “특히 외국인 근로자 입국 지연으로 농업 분야 근로자 인건비가 대폭 상승하며, 영농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음에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서 부총장은 “이러한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가 부담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인건비의 일부분이라도 보전해 준다면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번 추경에 꼭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출연
3600억으로 증액규모 가장 커
코로나19 피해복구 등 대응 주목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출연(3600억원)=농해수위 심의과정에서 증액규모가 가장 큰 추경사업이다. 2019년부터 농신보 기금이 적정운용배수(12.5배)를 초과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의 피해복구 및 농어촌 활성화 등 보증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편성됐다. 특히 농신보 기금 확대는 보증 기준완화로 이어져 어려운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보증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부각된다.
지난 3월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 정부출연 확대 등을 담은 건의문을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조합장들은 농신보의 기본 재산 대비 보증액 비율(16.7배)이 적정 수준(12.5배)을 초과해 보증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 올해 1300억원의 예산이 지원됐지만, 5월 기준 운용배수는 15.4배로 적정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신보의 신규보증 규모는 연간 약 3조원으로, 적정한 수준의 지급 준비를 해야 한다. 기금법에서 정한 운용배수 20배만 초과하지 않으면 보증이 중단되는 일은 없다”면서도 “기금을 꾸준히 늘려나가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으로, 현재 적정운용배수가 되기 위해선 36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며, 이번 추경에서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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