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농협은 지난해 ‘온라인농산물거래소’를 시범 도입하며 농산물 도매유통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온라인농산물거래소는 오프라인 도매시장 중심의 농산물 유통경로에서 벗어난 대안 유통경로로서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농산물거래소는 농협이 구축한 ‘산지공판시스템’을 기반으로 생산지와 소비지 유통업체를 직접 연결한다. 대면 거래 중심의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유통단계를 단축하고 물류를 효율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전환’ 흐름이 이를 부추겼다.
지난해 5월 양파부터 시작된 온라인 거래는 참여자와 거래량을 단기에 대거 늘리며 대안 유통경로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양파는 1만6762t이 온라인농산물거래소를 통해 거래됐고, 각각 8월과 11월 시작된 마늘과 사과도 1956t, 201t씩 거래됐다.
올해도 6월까지 양파 1만2225t, 마늘 3910t, 사과 480t이 거래됐다. 도합 370억원어치 수준으로, 올해 목표인 500억원의 약 75%를 상반기에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거래 참여자의 반응도 좋다. 김옥길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전무는 “일반 도매시장보다 다양한 구매자가 참여할 수 있어 수요처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출하자는 가격을 제시하는 등 가격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 농산물 제값 받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거래의 간편성과 물류 효율화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농협경제지주가 34개 마늘 구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모든 업체가 ‘시스템 편의성’에 만족한다고 했고, 32개 업체가 ‘배송·물류’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런 성과의 바탕에는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이 숨어 있다. 지난해 6월 중도매인들의 구매 단위를 분석해 당초 2분의 1차량(8∼9팔레트) 이상이던 거래 단위를 1팔레트 이상으로 변경했고, 10월에는 거래 참여자간 신뢰도 제고를 위해 구매자 평점제도를 도입했다. 입찰 횟수도 당초 2회에서 4회로 늘렸다.
남은 과제는 제도 안착과 확대다. 황규환 농협 온라인거래소팀장은 “올해까지 시범사업을 내실화하고, 성과 분석과 제도 개선을 통해 내년에는 본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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