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비 챙기기 목적으로
계약 채용기간 아랑곳없이
외국인 노동자 빼돌리기
열흘 만에 다른 곳 옮기기도
농가 수확기 놓쳐 날벼락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2021. 7. 13
코로나19 확산으로 농촌에 공급되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거의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농촌에 외국인 인력을 소개하는 업자들의 횡포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강원도 Y군에서 수박농사를 짓는 박 모 씨는 7월 초 인력공급업자에게 70만원의 소개비를 지급하고 외국인 부부를 두 달 계약으로 채용했다. 소개비에는 이들이 타고 온 영업용 벤 비용 40만원과 소개비 30만원이며, 외국인 부부에게는 숙소를 제공하고 한 달에 42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문제는 외국인 부부가 일을 시작한지 10일 만에 다른 곳으로 옮겨갔으며 수확철에 인력을 구하지 못한 박 씨는 하루에 1인당 12∼15만원씩 주면서 외국인 근로자 두 명을 쓰고 있다.
이들 외국인 부부는 불법으로 활동하는 외국인 근로자이며, 소개업자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처럼 농가를 자주 옮겨 다닌다.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한 농촌에서 다른 농업인으로부터 인력 요청이 들어오면 소개비를 챙기기 위해 아직 고용기간이 남아있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인건비를 더 준다고 부추겨 다른 농장으로 빼돌리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는 인건비를 조금 더 받고 소개업자는 두 달에 받아야 할 소개비를 불과 10여일 정도에 또 받는 것이다.
농사 일이 급한 농업인들은 소개업자가 요구하는 소개비와 인건비를 줄 수밖에 없어 이 같은 횡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인력공급으로 농업인들은 수확기를 놓쳐 애써 지은 농작물을 밭에서 썩히는 경우도 있고, 납품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손해배상을 물어주는 경우도 있다.
현장 농업인들은 “인력부족 상황이 이대로 계속되면 도저히 영농계획을 세울 수가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며 “외국인 근로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지원센터를 정부와 농업관련 기관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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