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도 개선안 논란
임직원 대출제한 규정 마련 농민 비상임임원도 적용 대상
“과잉규제…실수요자 피해 우려”
사실상 전국 모든 농·축협 매년 외부 회계감사 의무화
농민신문 함규원 기자 2021. 6. 30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 불똥이 농축협ㆍ신협 등 상호금융업권으로 튀었다. 정부가 농민 비상임임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일반 임직원 수준으로 강화하고 사실상 모든 조합이 매년 외부 회계감사를 받도록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농지법 위반으로 농지 처분명령을 받으면 대출금을 조기 회수하기로 했다. 담보대출을 받은 농지가 처분명령을 받더라도 대출계약을 만기까지 유지하거나 심지어 만기 이후 연장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업권별로 여신거래기본약관을 개정해 농지법 위반에 따른 처분을 대출의 기한이익 상실 사유(대출 기간 중 중도해지)에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농지담보대출 절차도 강화된다. 개인사업자가 농지담보대출을 받으면 사업자금으로 간주해 심사 절차를 강화하고 대출 이후 추가 점검을 하기로 했다. 가계자금 용도로 대출받은 뒤 농지를 취득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임직원 셀프대출과 관련해서도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그간 임직원 대출제한 규정이 내규로만 정해져 있어서 실효성 있는 제재가 어려웠다. 임직원 대상엔 비상임임원도 포함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민 비상임임원까지 대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호금융기관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일괄 규제 때문에 자칫 실수요자인 농민에 대한 대출이 막혀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금융위는 또 일정 규모 이상 조합은 매년 외부 회계감사를 받도록 감사 대상·기준을 통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선 조합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자산총액 500억원 이상인 농·축협은 4년마다 외부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 금융위는 자산총액 300억원 이상인 모든 조합이 1년마다 외부 회계감사 받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 1118개 농·축협은 모두 외부 회계감사 대상이 된다. 소규모 조합은 감사보수 증가 등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상호금융업권에서는 “외부 회계감사는 재무제표 작성과 회계처리가 기준에 따라 이뤄졌는지 따져보는 것으로, 사고 예방엔 한계가 있다”면서 외부 감사 확대 필요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농·축협은 농협법에 따라 외부 회계감사를 수감 중이고, 농협중앙회의 정기·수시 감사뿐 아니라 농식품부·금융감독원·감사원 등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며 “외부 회계감사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금감원·농협중앙회의 감사를 강화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위는 순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조합에는 자본 보전을 위해 이익 배당제한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완충자본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8월말까지 관계부처와 상호금융업권의 의견을 청취하고 9월 중 관계법령의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국농어민신문] 하나로마트 거점 2시간 만에...신선 농축산물 ‘식탁 앞으로’ 
[농민신문]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산재보험·농업인안전보험 중복 가입 가능·법정 최고금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