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잦은 비로 수분 공급 원활 수확량 지난해 수준 풍작 전망
농경연도 단수 상향 조정 계획
소비 부진 영향 조생종값 약세 이달말 이후에도 값 반등 난망
조생종 수매 농협 큰 적자 우려 농식품부 “추가 대책 마련”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1. 5. 24
조생 양파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만생 양파의 생육이 잦은 비로 급격히 좋아져 산지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현 수준의 기상 여건이 지속되면 조생종에 이어 중만생종도 과잉생산돼 양파값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어서다. 조생종을 수매한 산지농협들은 손실을 보지 않을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만생종, 잦은 비로 생육 좋아져…전년 수준 근접할 듯=산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만생 양파의 작황은 이달 들어 급격히 좋아지며 평년작을 크게 웃돌았던 전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에는 전년 수준에 못 미치고 평년작과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정영완 전남서남부채소농협 경제상무는 “양파 생육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수분 공급인데, 이달 들어 매주 비가 오다보니 구 비대가 급격히 진행됐다”며 “올 작황은 풍작이었던 지난해 수준 이상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최광호 무안 청계농협 과장도 “4월만 해도 3.3㎡(1평)당 수확량이 20㎏ 수준에 그칠 것이라 보는 농가가 많았는데 현재는 22∼25㎏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병해충 피해가 없는 곳은 최대 30㎏까지 수확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5월 관측월보에서 올 중만생 양파 단수를 전년 10ａ당 7456㎏보다 6%가량 적은 6953∼7038㎏으로 예측했으나 6월 관측월보에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노호영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이달 1일자로 예상 단수를 뽑았을 때보다 작황이 훨씬 좋아진 상황”이라며 “당초 중만생종 생산량이 전년보다 4%가량 감소할 것으로 봤는데, 이보다 생산량 감소폭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양파값 약세 허덕…중만생종 출하 늘면 반등 어려워=2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는 1㎏ 상품 한망당 561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과 평년보다 각각 30%, 18% 낮은 값이다.
조생 양파 물량이 지난해보다 많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된 게 약세의 주요인이다.
유승철 동화청과 경매사는 “조생 양파 반입량이 많은 것도 악재기는 하나, 소비가 부진한 영향이 더 크다”며 “지난해에는 가정용 소비가 뒷받침됐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만생종 출하가 본격화하는 이달말 이후에도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현덕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당초 중만생 양파 물량이 지난해보다 적을 것이라 봤는데 단수 증가로 인해 6월에도 반입 물량이 꾸준할 것 같다”며 “소비가 갑작스럽게 늘어나지 않는 한 가격 약세를 탈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가격 전망 먹구름에 조생종 수매한 산지농협 ‘고심’=이달 10일부터 조생 양파 수매에 들어간 산지농협들은 중만생 양파의 작황이 좋아지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만생 양파값이 수매단가 밑으로 형성되면 수매한 조생 양파로 인해 큰 적자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매 규모는 조생 양파 7000t이다.
1㎏당 75원의 수매지원금은 정부 30%, 지방자치단체 40%, 농협경제지주·산지농협 20%, 양파의무자조금 10% 비율로 부담한다. 양파 20㎏ 한망 수매가격이 1만1000원일 경우 1500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노은준 무안농협 조합장은 “수매가격이 양파 20㎏ 한망 기준으로 1만1000원인데, 물류비·보관비·감모율 등을 고려하면 시장가격이 최소 1만5000원은 돼야 출하할 수 있다”며 “시장가격이 계속 낮아 저장기간이 길어지면 보관비도 가중돼 비용 부담이 천정부지로 늘어날 수밖에 없어 고민이 크다”고 귀띔했다.
김병균 농협경제지주 산지원예부 양념채소팀장도 “20㎏ 한망당 1000원씩 적자가 난다고 단순 가정하면 수매 규모를 고려했을 때 수매농협들이 3억5000만원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된다”며 “인건비와 물류비 등 실제 비용을 포함하면 적자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어 산지농협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사무관은 “단수가 지난해 수준 이상이라고 해도 재배면적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생산량이 급증하진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대책을 통해 산지 불안을 안정시킬 것”이라 강조했다.
|
[한국농정신문] 봄배추 폭락에 농가 피해 속출 
[한국농어민신문] [이슈진단] ‘금배추 보도’ 도 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