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산지가격이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돼 올해 마늘값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농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밭떼기거래 가격은 전년보다 30∼40% 높고, 주대마늘도 산지 경매가격이 지난해보다 강세로 출발한 상태다.
하지만 막바지 작황 변수가 남아 있어 강세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지가격, 지난해보다 강세로 출발=올해 주대마늘 첫 경매는 12일 전남 고흥 녹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열렸다. 이날 경매에서 주대마늘 50개 한단 상품의 평균 경락값은 8000원 후반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대마늘 첫 경매 평균 경락값이 4000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 오른 값이다.
마늘값이 크게 오른 데는 반입량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현재호 녹동농협 과장은 “지난해 첫 경매 날 마늘 반입물량은 6만5000단이었는데 올해는 2만4000단에 불과했다”며 “둘째날에도 1만9000단만 반입되는 등 물량 감소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물량 감소는 재배면적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올해 마늘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14.4% 줄어든 2만1716㏊라고 발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보다 7% 감소한 2만3528㏊로 추정했다.
◆밭떼기가격, 전년보다 높아…산지 기대감 커져=마늘 주산지의 3월 밭떼기거래 가격은 지난해보다 30∼40%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종택 경남 창녕 이방농협 공판장장은 “지난해 마늘 밭떼기거래 가격은 3.3㎡(1평)당 1만2000원선이었는데 올해는 1만7000∼1만80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며 “물량 감소로 가격이 높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보니 초반 거래가 과열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박병주 새남해농협 팀장도 “2020년산 마늘 재고가 부족한 저장·가공 업체에서 적극 거래에 나서면서 밭떼기거래 시세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농협의 마늘 수매가격도 전년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부터 5900t 규모로 남도종 마늘 수매를 시작하는 제주 서귀포 대정농협은 수매가격을 1㎏당 35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수매가격은 1㎏당 2300원이었다.
강승태 대정농협 유통센터 소장은 “재배면적 감소, 작황 부진 등 수급 측면과 농가의 기대심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매가격을 지난해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강세 속단하기 일러…막바지 작황이 변수=올해산 마늘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막바지 작황 등 변수가 남아 있어서다.
특히 마늘 가공·저장 업자들 사이에선 관망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김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올 2∼3월 밭떼기거래 시세가 1평당 2만원을 넘는 등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지만, 지난달부터 산지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인들 사이에서는 올해 마늘값이 강세를 보일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대아청과 경매사는 “올해 밭떼기거래 초반 시세가 높게 나오자 가공·저장 업자 등 대량 구매자들의 관망세가 굳어지고 있다”며 “출하가 본격화하는 6월 이후 가격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예상했다.